"로맨스 빼고 딱딱하게." "나로 인해 자기는 행복하지. 날 그러니 더 행복하게 만들어."
배우 서예지와 김정현이 교제 당시 나눴던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당시 MBC 드라마 '시간'에 함께 출연했던 서현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이 재조명되고 있다.
서예지의 '가스라이팅' 논란에서 제3자였던 서현은 자신에게 필요이상 거리를 두는 김정현으로 인해 눈물을 자주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목격담에 의하면 김정현은 작가와 연출가에게 로맨스 장면을 모두 삭제해줄 것을 요청했고 행여 서현과 손이라도 닿는 일이 생기면 그자리에서 물티슈로 손을 닦아 서현에게 모욕감을 줬다고 전해진다.
김정현의 주장에 따라 대본은 수정이 됐으며 사상 최초의 팔짱도 손도 잡지 않는 버진로드 장면이 연출된다. 서로 사랑하는 관계라는 설정이었지만 서현은 쓰러진 김정현에게 '일어날'라고 말만 할뿐 부축을 해준다거나 일으켜세워주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결국 드라마 12회차에서 하차한 김정현. 당시 섭식장애 등으로 불가피한 결정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세간의 소문대로 서예지와 열애중이었던 사실이 공개되면서 불똥이 서현에게까지 미쳤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제와 보니 서현이 보살이었네", "제작발표회 현장 모습은 역사에 길이남을 굴욕적 장면이다" 등의 혹평을 쏟아냈다.
서예지 측은 김정현을 '김딱딱씨'라고 부르며 "로맨스 없게 잘 수정하고", "스킨십 노노"라고 한 것과 관련해 "연인 사이에 흔히 있는 애정 싸움"이라고 부인했다.
서예지 소속사 골드메달리스트는 "논란이 된 내용대로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누군가의 말에 따라 본인의 자유 의지없이 그대로 행동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며 "한 배우가 어떠한 의지를 가지지 않고 연기와 촬영을 진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소속사 측의 해명에 일견 일리가 있는것이 세상에 어떤 배우가 여자친구가 여자상대배우와 거리를 두라고 했다고 공적인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이같은 행동을 한단 말인가.
제정신을 가진 배우라면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했어야 했다.
김정현이 자신의 옆에서 포즈를 취하지 않으려고 어이없는(?) 최선을 다하는 상황에서도 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끝까지 김정현의 태도에 비난을 하지 않았으며 끝까지 김정현을 이해하려 했던 서현에게 뒤늦은 박수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한 유튜버는 당시 상황을 알고 있는 스태프의 증언을 소개했다. 서현이 드라마 촬영 중 눈물을 흘리는 일이 잦아지자 김정현 소속사에서 서현과 김정현 간의 만남을 주선했고 소문을 들었던 서현이 "서예지 때문이냐"고 묻기도 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도 김정현은 사실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정현이 "몸이 안좋아 그런 것이다"라고 하자 서현은 이를 이해하고 오히려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김정현은 자필 사과문을 통해 "제작발표회 당시의 기억이 파편처럼 남아 있다. 그 당시의 제 모습은 저조차도 용납할 수 없고 다시 되돌리고 싶을만큼 후회스럽다. 드라마 '시간'에서 중도 하차를 하는 모든 과정, 제작발표회에서의 제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서현 배우님을 비롯해 당시 함께 고생하신 모든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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