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몽골 석탄화력발전소는 원화 기준 22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업이다.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남동쪽에 2026년까지 발전소를 세우고 전기를 생산해 중국으로 보내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사업비의 10%는 BKB·BHI 등 국내 컨소시엄이 마련해 자본금을 대고, 나머지 90%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조달하는 구조다. BKB 컨소시엄은 PF 자금 대부분을 중국에서 조달할 계획이다. 국내 금융사 중엔 대형 증권사가 지난 2월 참여를 희망하는 투자의향서(LOI)를 몽골 정부에 제출했다. 시공은 한국과 중국이 3300㎿씩 나눠서 맡는다. BKB 컨소시엄은 발전소가 가동된 뒤 50년간 사업권을 보장받았다. 연간 기대수익률은 15~17%로, 발전소 가동 후 8년이 지나면 초기투자금을 모두 회수할 수 있을 것이란 게 BKB의 설명이다.
이번 볼롤주틴 발전소 프로젝트의 시작은 2005년 ‘중국-몽골 석탄전력 분야에 대한 협력 계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 시절 맺어진 이 계약은 ‘몽골에서 생산한 전기를 중국이 사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매년 7~8%씩 전력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중국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처 확보가 필수다. 몽골의 경우 석탄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대부분 저질탄이라는 단점이 있다. BKB는 한국 건설사의 기술로 ‘액화석탄(DME)’을 생산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효율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아프리카-한국 경제개발협력위원회(AKEDA)’ 대표로도 활약하고 있다. AKEDA는 기획재정부 산하 단체로 권오규 전 부총리가 회장을 맡고 있다. 아프리카 개발사업의 경제성을 검토하고, 한국 기업의 참여 기회를 엿보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번 몽골 발전소 사업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자금 조달을 수월히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2050 탄소중립’을 선언한 이후 해외 석탄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 지원을 사실상 중단했다.
정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자원 외교에 대한 부정적 평가 탓에 해외개발사업 금융지원이 상당 기간 막혀왔다”며 “이 때문에 민간 기업이 사업권을 따내도 사업진행이 제대로 안되는 일이 반복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012년 7억달러 규모의 미얀마 가스복합발전소(500㎿급) 건립 프로젝트가 컨소시엄 참여 공기업의 출자 규모 축소로 사실상 중단 상태에 빠진 것이 대표적이다. 정 회장은 “해외 인프라 개발은 한국 기업에 무궁무진한 기회를 열어주는 사업”이라며 “정부가 이런 점을 감안해서 민간 금융사의 석탄금융까지 금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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