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어떤 효과를 불러올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외국인 매수세를 유입시킬 것이라는 긍정론과 주가를 급락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교차한다. 하지만 모두 동의하는 사실도 있다. 공매도의 타깃이 되는 종목이 생길 것이라는 점이다. 어떤 종목이 공매도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지 알아봤다.
밸류에이션을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그중에서 김경훈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가 2주마다 발간하는 ‘롱숏 리스트’를 참고할 만하다. 그는 영업이익, 순이익, 증권사 투자의견 등의 지표를 바탕으로 쇼트 포지션(공매도)을 구축하기 좋은 종목을 발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이마트, 삼성중공업, LS일렉트릭, 셀트리온은 18일부터 23일까지 쇼트 포지션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중 엔씨소프트와 셀트리온은 ‘컨빅션 쇼트(Conviction Short)’ 종목으로 꼽혔다. 컨빅션 쇼트란 공매도 성공 가능성이 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애널리스트는 “셀트리온, 엔씨소프트 등 컨빅션 쇼트 종목은 최근 2주간 1분기 실적 전망치가 내려가고 있으면서 밸류에이션(순이익 대비 시가총액)이 5년 평균을 하회하는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LG일렉트릭 등 일반 쇼트 리스트는 밸류에이션은 고평가돼 있지 않지만 실적 추정치가 내려가고 있는 종목들이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100개 종목 가운데 목표주가를 넘은 기업은 카카오, 포스코케미칼, HMM,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지주 등이다. 목표가 10% 이내에 접근한 종목은 아모레퍼시픽, 한국조선해양,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금융지주, 두산밥캣이다.
카카오는 평균 목표가가 10만574원이지만 16일 종가 기준으로 11만9000원을 기록했다. HMM은 목표가가 2만1560원이지만 주가는 3만1150원이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지주는 목표가를 10% 이상 상회했고, 포스코케미칼은 목표가를 소폭 넘어섰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관계자는 “목표가를 넘어서도 주가가 더 오르는 경우가 있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고평가됐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예컨대 주식 전환가격이 5만원인데 주가가 10만원일 경우 주식을 빌려 10만원에 공매도하면 5만원의 수익을 바로 확정지을 수 있다. 주가가 10만원을 유지해도 5만원에 전환해 빌린 주식을 갚으면 되기 때문이다. 만약 공매도 후 주가가 하락하면 그 차액만큼 추가로 수익을 낼 수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 화승엔터프라이즈, 키움증권, 롯데관광개발이 델타기법을 통한 공매도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들 종목에 각각 5631억원, 1173억원, 633억원, 579억원의 공매도가 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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