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올해가 한국 공략 원년"…샤오미, 첫 '고가폰' 내놓는다

입력 2021-04-19 17:40   수정 2021-04-19 17:52


중국 제조업체 샤오미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리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그간 한국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강조하기 위해 저가형 제품만을 내놨던 것과 달리 곧 고가의 하이엔드급 제품까지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이달 초부터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미11 프로 5G’를 한국 시장에 올해 여름께 출시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11 프로는 미11 라이트·프로·울트라로 구성된 미11 시리즈 중 중간급 모델로, 국내 엔트리(시작) 가격은 88만원이 유력하다.

미11 프로는 그간 저가형 제품 출시에 주력해온 샤오미가 삼성전자와 애플이 양분하고 있는 프리미엄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내놓은 제품이다. 레이쥔 샤오미 최고경영자(CEO)는 미11 프로 발표 당시 “샤오미는 지난해 초부터 하이레인지 시장으로 진입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하이엔드 시장에서도 발판을 마련한 상태”라고 제품 성능에 대해 자신감을 표출한 바 있다.

미11 프로는 수준급 스펙(사양)이 장점이다. 특히 카메라 성능이 눈에 띈다. 1.4㎛(마이크로미터) 픽셀을 5000만 개를 집적한 1/1.12인치 크기의 삼성전자의 최신형 이미지센서 ‘아이소셀 GN2’를 업계 최초로 탑재했다. 기존 GN1 대비 픽셀 크기가 0.2㎛ 커져 밝고 선명한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다. 여기에 샤오미의 카메라 기술력이 더해져 야간 촬영에도 쉽다는 설명하다. 스마트폰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퀄컴의 최신형 플래그십(전략) ‘스냅드래곤 888’을 탑재했다.

이 외에도 △120Hz(헤르츠) 화면 주사율 지원 △카메라 촬영 시 손 흔들림을 제어 및 보정해주는 손떨림방지기능(OIS) 탑재 △하만카돈 스피커 탑재 △5000mAh(밀리암페어시) 대용량 배터리 △67W(와트) 충전 및 무선 충전 지원 △8GB(기가바이트)~12GB 램 및 128GB~256GB 저장용량 등 시중 플래그십 스마트폰과 견줘봐도 밀리지 않는 스펙을 갖췄다. 다만 샤오미 관계자는 미11 프로 국내 출시 관련 “신제품 출시 부분은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샤오미가 고가 스마트폰을 한국 시장에 내놓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샤오미는 그간 국내 시장에 가성비를 무기로 주로 중저가 제품만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샤오미가 가장 최근에 출시한 홍미노트10와 홍미노트10 프로의 출고가는 각각 21만8900원, 31만9000원이다. 이들은 출시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일부 유통망에서 사실상 이른바 ‘공짜폰’으로 풀렸다. LG유플러스, SK텔레콤 등 이통사도 공시지원금을 출고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면서 실구매가가 사실상 0원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샤오미는 올해를 한국 시장 확대의 원년으로 삼았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은 지난달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소비자는 제품 사양과 디테일에 관심이 높은 특별한 시장”이라며 “한국에서의 지표가 샤오미의 전 세계에서의 지표를 알 수 있게 해 준다고 믿는다. 그런 점에서 한국 스마트폰 시장은 샤오미에게 굉장히 중요하고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은 시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샤오미의 적극적인 공세에도 불구하고, 계획대로 한국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엔 의문이 남는다. 국내 시장은 ‘외산폰의 무덤’이라 불릴 만큼 애플을 제외하고는 외산폰의 점유율이 미미해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65%), 애플(21%), LG전자(13%)로 나타났다. 사실상 이들을 제외한 제조업체의 점유율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샤오미는 지난해 국내에 40만원대 5G 스마트폰 ‘미10 라이트 5G’와 20만원대 ‘홍미노트9S’를 출시한 바 있다. 파격적인 가격을 내세웠지만, 실제 판매량은 상당히 저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출시한 홍미노트10 시리즈는 국내에 들어온 물량 자체가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홍미노트10 시리즈의 경우 국내에 들어온 물량이 모두 합쳐서 수천대 분량밖에 안 된다”며 “샤오미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었다고 말하긴 아직은 어렵다”고 말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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