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대표는 “쿠팡에 맞서는 물류 서비스를 원하는 기업과 자영업자 수요를 파고든 게 성장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쿠팡 못지않은 빠른 배송시스템을 원하는 대형 유통사, 신선상품 배송이 필요한 온라인 소상공인, 비효율적 물류 시스템을 개선하려는 제조사에 메쉬코리아는 구원투수나 마찬가지다. 고객사(화주)만 290곳에 달한다. GS홈쇼핑이 네이버에 이어 이 회사 2대 주주로 참여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같은 경쟁력을 눈여겨봐서다.
오는 7월 GS리테일과 합병을 앞두고 있는 GS홈쇼핑은 온라인(GS샵, 홈쇼핑)으로 들어온 주문을 편의점·수퍼마켓 등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 쿠팡처럼 빠르게 배송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GS홈쇼핑은 메쉬코리아의 정보기술(IT) 능력과 물류 인프라를 눈여겨본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메쉬코리아는 화주사의 물건이 창고를 떠날 때부터 소비자 문 앞에 배송할 때까지의 모든 데이터를 축적해놓고 있다”며 “IT 엔지니어만 100여 명”이라고 설명했다.
‘부릉’이라는 오토바이 배달대행 사업으로 시작해 이달 초에는 서울 강남에 도심물류센터 1호점을 낼 정도로 물류 인프라를 빠르게 확충하고 있다. 280여 대의 트럭과 전국 450여 곳의 부릉 스테이션(배송 기사 집합소), 6만6000여 명의 제휴 오토바이 기사를 연결해 1시간, 3시간, 새벽, 익일 배송 등을 구현하고 있다. 유 대표는 “도심에 있는 마이크로 풀필먼트 센터를 연내 50개, 향후 30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의 관점에선 수조원을 들여 전국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는 쿠팡 역시 ‘창고 중심적’이다. 메쉬코리아는 도보, 자전거, 오토바이, 1t트럭 등 모든 모빌리티를 활용해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경쟁력에 역점을 두고 있다. 유 대표는 “대행을 맡기는 화주가 많아질수록 효율이 높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A사 물건을 배송해주고, 돌아올 땐 B사 물건을 실어오는 식이다.
쿠팡의 물류전략이 ‘직구(정공법)’라면 메쉬코리아 방식은 ‘변화구’에 가깝다. 소비자에겐 드러나지 않지만 물류에 애로를 겪는 기업의 고민을 해결하는 윈윈 모델을 지향한다. SSG닷컴 브랜드를 달고 다니는 1t트럭 중 상당수는 메쉬코리아 트럭이다.
유 대표는 사명을 지을 때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뒀다. 국내 토종 벤처가 ‘코리아’를 이름에 넣은 이유다. 해외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최대 주주인 네이버가 일본 e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에 진출하면서 물류 파트너로 메쉬코리아를 점찍었다.
네이버는 자체 운송관리시스템(TMS)을 개발하고 수년간 데이터를 축적한 메쉬코리아의 저력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표는 “물류 비효율을 없애 기업과 소비자의 1원이라도 아껴주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당분간 적자가 나더라도 미래를 보고 장기적으로 사업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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