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의원은 20일 광주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첫 주자로 나서 “1987년 대선에서 패배한 김대중을 지키기 위해 평민당에 입당했다”며 “광주·전남·제주에서 우원식을 도구로 써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송 의원은 “기호 2번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당선 기호”라며 “광주·전남의 선택이 민주당의 선택이고, 대한민국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설한 홍 의원도 “우리 정치사의 중요한 고비에는 광주·전남의 결정이 대한민국을 바꿨다”며 “김대중·노무현 두 분 대통령과 함께 지켜온 가치와 정체성을 다시 세우겠다”고 강조했다.
여당 텃밭인 호남 민심의 결과가 당대표 경선 초반 판세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판단하고 당권 주자 3인방이 일제히 김 전 대통령을 앞세워 표심 공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윤 전 총장과의 인맥을 강조하고 나섰다.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대선주자 선호도 1위인 윤 전 총장의 영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자 너도나도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당대표 경선에 나선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서울대 법대 2년 선배로 학내 ‘형사법학회 아이리스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권 의원은 자신이 야권에서 윤 전 총장과 가장 가까운 사이라며, 차기 대선을 위해 윤 전 총장 영입에도 적극 나설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도 윤 전 총장에 대해 ‘고향친구’라며 친근함을 표시했다. 윤 전 총장은 서울 출신이지만, 윤 전 총장의 아버지인 윤기중 전 연세대 교수가 정 의원과 같은 충남 공주 출신임을 감안한 발언이다.
원내대표에 출마한 김기현 의원과 권성동 의원도 모두 판·검사 등 율사(律士) 출신으로 윤 전 총장과는 접점이 있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의 서울대 법학과 1년 선후배 사이로 학창시절 인연이 주목받고 있으며, 권 의원 역시 윤 전 총장과는 동갑내기 검사 선후배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윤 전 총장의 검사 임용 동기로, 대구지검 형사2부에서 초임 검사시절을 같이 보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당 지도부 후보들이 김 전 대통령과 윤 전 총장의 이름에 너 나 할 것 없이 기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상기 의회정책아카데미 이사장은 “여야 모두 당 쇄신을 위한 자성 또는 정책 대안을 제시하기보다 고인 혹은 외부인에게 기대는 구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전범진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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