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 기업이던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bhc와 BBQ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사가 수년에 걸쳐 영업기밀 유출 갈등 등에 대한 민·형사상 소송전을 벌인 데 이어 bhc가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bhc는 윤 회장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성남수정경찰서에 고발했다고 20일 밝혔다.
bhc는 "윤 회장 일가가 BBQ와 관련 없는 개인 회사 '지엔에스하이넷'에 회사 자금을 부당하게 대여해 손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제너시스가 2013~2016년 4년간 71억6500만원을, BBQ는 2016년 11억9600만원을 부당하게 대여했다는 게 bhc측 주장이다.
이번 고발은 bhc의 사업과는 직접적 연관이 없는 사안이다. BBQ 관계자는 이번 고발에 대해 "상도의를 벗어났다. 경쟁사를 음해하는 나쁜 사례"라고 주장했다. 업계에선 장기간 이어진 양사간 소송전에 따른 장외전 성격으로 풀이하고 있다.
양사는 당초 한 회사였으나 BBQ가 2013년 자회사였던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BBQ는 매각 당시 'bhc가 BBQ에 소스·파우더 등 식재료와 물류 용역을 일정 기간 공급하도록 해 주겠다'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후 BBQ는 bhc로부터 물류를 공급받는 과정에서 신메뉴 개발정보 등 영업비밀이 새 나간다는 이유로 2017년 물류용역 계약과 상품공급 계약을 파기했다.
그러자 bhc는 2018년 BBQ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손해가 발생했다며 총 500억원대 상품공급 대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올해 1월 법원이 "BBQ는 bhc에 290억6000여 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을 내려 bhc가 일부 승소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박현종 bhc 회장은 BBQ 내부 전산망에 불법 접속(정보통신망법 위반)한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박 회장은 2015년 7월 BBQ 전·현직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도용해 BBQ 내부 전산망에 두 차례 접속한 혐의로 지난해 11월 불구속기소됐다. 박 회장은 개인정보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다.
bhc는 앞선 2014년에는 BBQ가 매각 협상 당시 가맹점 수치를 허위로 제시했다며 2014년 국제상업회의소 국제중재재판소(ICC)에 제소한 바 있다. BBQ는 2018년 영업비밀 침해를 이유로 bhc를 상대로 10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내는 등 전방위 공방전을 벌여왔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매출 2위(bhc)와 3위(BBQ)인 양사는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다. bhc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매출 4000억원을 넘었고, BBQ도 전년(2019년) 대비 32% 뛴 32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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