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사랑, 봄처녀보다 봄총각이 더 뜨겁다…매출 두배로 '쑥'

입력 2021-04-20 16:08   수정 2021-04-2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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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맞아 백화점을 찾은 남성들이 명품에 아낌 없이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매출 성장을 이끄는 명품 부문에서 남성 중심 브랜드 매출 증가율이 여성 중심 브랜드을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올 들어 4월(16일 기준)까지 남성용 명품 브랜드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8.2% 뛰었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봄으로 접어든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남성 명품 매출은 작년 해당 기간보다 두 배(매출증가율 102.3%)로 급증했다.

월간 기준 남성 명품 매출 증가율은 3월은 106.1%, 4월은 102.2%였다. 이는 여성 의류와 잡화 중심 일반 명품 매출 증가율보다 높은 수준이다. 일반 명품의 경우 3월과 4월 매출이 각각 93.6%, 79.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성 명품 인기 덕에 지난달부터 전체 남성 패션 매출도 55.9% 뛰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여자가 봄을 더 탄다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남성이 더 감성적으로 봄을 받아들이고 봄맞이 단장에 더 적극적"이라며 "실제 제일기획이 과거 3월 한 달간 20~40대의 행동 데이터 1억건을 분석한 결과, 남성이 여성보다 봄에 대해 감성적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남성들은 매해 적극적으로 명품 소비에 나서는 모습이다. 신세계백화점의 남성 명품 장르 매출은 2018년 36.3%, 2019년 28.9% 증가한 바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본점과 강남점, 센텀시티점에 연 명품 남성 전문관도 이같은 매출 성장에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같은 흐름을 반영해 올해 상반기 남성 전문관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본점은 오는 6월 남성 전문관 안에 버버리 남성 전문 매장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한국인의 명품 사랑은 뜨거웠다. 코로나19 장기화 속 여행과 외출을 제대로 못하고 ‘집콕’에 지친 소비자들이 고가의 명품을 구입하며 보상감을 얻은 '보복 소비'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을 개성 표출 수단으로 여기는 '플렉스(flex)' 문화 확산도 이에 일조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가방·지갑·쥬얼리·시계 등 명품 매출은 125억420만달러(약 14조9960억원)로 7위를 기록했다. 2019년 8위(125억1730만달러)에서 지난해 독일(104억8700만달러)을 제치고 한 계단 상승했다. 5위 영국(146억달러)과 6위 이탈리아(145억달러)와의 격차도 크게 좁혔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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