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후보자가 21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자료에 따르면 배우자와 두 자녀는 2003년 2월 서울 사당동에서 방배동으로 주소를 옮겼다. 당시 노 후보자의 자녀들은 초등학교 5학년과 3학년에 재학 중으로 중학교 입학에 앞서 주소지를 옮겼다. 노 후보자는 식구들의 전입 이후에도 사당동에 계속 거주하다가 2005년에야 서울 반포동에 집을 구하고 네 식구가 함께 모여 살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2003년 배우자와 자녀들이 이전한 집은 원룸으로 전세 등이 아니라 월세 혹은 타인 명의로 된 집에 산 것 같다”며 “전형적인 위장전입 수법”이라고 주장했다.
위장전입 논란이 제기되자 노 후보자 측은 “기획예산처 재직 중 해외 교육파견(2001년 6월~2002년 12월)을 전후한 시점에 자녀 교육 및 주택 처분 등 사유로 부적절한 주소지 이전 사실이 있었음을 인지하고 있다”며 “과거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고 했다.
정치권에서 가뜩이나 주택 문제에 민감한 시기에 청와대가 국가 주거정책을 총괄하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 자리에 위장전입 의혹을 받는 인물을 지명한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비판이 나온다. 야권에서는 후보자 사퇴까지 거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정책에 대해서도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 인사를 비판하며 5대 원칙(위장전입, 논문 표절, 세금 탈루, 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을 내걸었다. 하지만 정권 초기부터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의 위장전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삐거덕거렸다. 최근에는 김진욱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위장전입에 대해 사과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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