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자 시야 전체가 3D(3차원)의 바다로 바뀌었다. 형형색색의 산호, 수지맨드라미, 해파리, 물고기 등이 눈앞에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3분짜리 영화의 줄거리는 체험자가 물고기가 돼 어항에서 바다로 도망치는 내용인데, 물고기 움직임에 따라 좌석이 전후좌우로 흔들려 실제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증폭시켰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오늘 체험은 메타버스의 맛보기”라며 “실제 활동까지 가능한 메타버스를 구현하려면 훨씬 큰 기술적 도약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5G, 6G, 인공지능(AI) 등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메타버스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이번 전시에서 AI 관련 혁신 기술도 선보였다.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SAPEON)’이 그것이다. 회사는 작년 11월 사피온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개발은 국내 최초였다. AI 방역 로봇 ‘키미(Keemi)’, AI 플랫폼 ‘누구’가 탑재된 이어셋 ‘누구 버즈’ 등도 시민들과 만났다.
KT는 ‘ABC 기반 디지털 혁신 선도기업 디지코 KT’라는 주제로 전시관을 꾸몄다. ABC는 AI·빅데이터·클라우드를 줄인 말이다. 디지코(DIGICO)는 통신 회사를 뛰어넘어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겠다는 뜻이 담겼다.
KT는 자사의 AI·5G 등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 현장과 일상생활을 변화시키는 다양한 솔루션을 선보였다. AI 건강정보 측정 솔루션이 특히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사람 키만 한 디스플레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 혈압·산소포화도 등이 측정됐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직접 경험해보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AI 호텔’도 관람객의 호평을 받았다. 건강정보 측정 솔루션과 비슷한 크기의 디스플레이에 말을 하는 것만으로 각종 호텔 서비스 주문이 됐다.
기업을 위한 다양한 IT 솔루션도 마련됐다. AI가 연간 2억 건의 데이터를 학습하며 위협 정보를 분석하고 차단하는 ‘KT 지능형 위협메일 분석 솔루션’, 사무실과 동일한 사내 보안정책을 적용해주는 ‘KT 마이오피스’ 등 보안을 강화하는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 빌딩 플랫폼 존에서는 5G와 AI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한 스마트 건물 관리 서비스를, ‘시티 플랫폼 존’에서는 재난 안전 통신망과 고해상도로 500m 근방의 미세먼지를 분석해주는 서비스 등 안전한 스마트 시티를 조성할 수 있는 기술들이 전시됐다.
디지코 라이프 존에선 KT의 다양한 차세대 기술이 모습을 드러냈다. ‘와이파이 6E’ 기술, 구독형 클라우드 게임 ‘게임박스’, 자율주행의 핵심인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등을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했다.
배성수/서민준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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