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팀 내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의 죽음이 체육계 최초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근로복지공단은 최 선수의 죽음을 '업무상 질병에 따른 사망'으로 판단했다.
21일 근로복지공단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 대구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판정위)는 지난 8일 최 선수 사망에 대해 가혹 행위와 괴롭힘 등에 의한 산업재해로 봤다.
또 판정위는 심의에서 참석 위원 만장일치로 최 선수의 사망에 대해 "업무상 질병에 따른 사망으로 인정된다"고 판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판정위가 판단한 최 선수의 업무상 질병은 '적응장애'다.
최 선수는 2019년 받은 정신과 진료에서 △정서적 불안정성 △우울 △불안△공황발작 등을 경험하며 이로 인한 △자아 강도의 저하 △충동성 △자살사고 △자해 등을 동반하고 있다며 '적응장애' 진단을 받은 바 있다.
판정위는 최 선수의 극단적 선택을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것으로 보고 업무 관련성을 인정한 것이다. 체육선수가 당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산재 승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해 6월26일 최 선수는 감독과 팀 선배, 팀 닥터로 불린 무자격 운동처방사 등으로부터 당한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후 사건이 알려지면서 전 국민의 공분을 샀고, 법원은 지난 1월 감독을 포함한 가해자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김규봉 전 경주시청팀 감독은 징역 1년, 안주현 운동처방사는 징역 8년, 장윤정 전 주장은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유족 측은 이들의 형량이 낮다며 항소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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