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의 화두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열풍이 부동산투자업계에도 불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ESG 규제 강화에 대비하고, ESG를 준수하는 미국 상장리츠처럼 '글로벌 스탠다드'에 발 맞추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19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이 지난달 연 혁신과제추진위원회에서 ESG 전담 조직을 설립했다. 글로벌 금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ESG에 맞춰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 자산 투자를 위해 해외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들의 기준에 맞춰 ESG 경영을 미리 갖추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ESG를 투자의 최우선 순위로 꼽았고, 블랙스톤과 KKR도 ESG 기반의 투자계획을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이 보유한 '이지스 오토웨이 타워'는 대표적인 ESG 건물이다. 실시간 에너지진단 웹서비스를 이용해 건물의 에너지 소비를 줄여 탄소 배출량을 절감한다. 최근 국내 부동산 투자에 있어 해외 연기금도 블라인드 펀드 약정에 ESG 조건을 내세우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주유소를 기초자산으로 한 '코람코에너지리츠'를 만든 코람코자산신탁도 ESG 경영을 고민하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국내 모든 기업에게 ESG 경영은 필수적인 요소"라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ESG 경영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에서는 ESG 정책을 따른 상업용 부동산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국리츠협회(NAREIT)에 따르면 미국 상장 리츠의 89%가 ESG 정책 및 준수 내용을 보고한다. 미국 상장 리츠는 미국 전체 상업용부동산 자산의 10~20%를 담고 있다.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받은 빌딩들은 75억 달러의 에너지 절감과 60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효과(건강 및 기후 부문)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SG 적용은 단기적으로 비용이 추가되는 요소지만 흐름을 거스를 수 없어 장기적으로 지킬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수처리업체, 재활용업체 등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커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헀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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