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거세저항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을 표적으로 삼는 치료 방식이 대안으로 나오고 있다. PSMA는 전립선 세포 표면에 주로 존재하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게 PSMA 표적 치료의 원리다.
곽철·정창욱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강건욱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교수팀은 바이오 벤처기업 셀비온과 함께 PSMA 표적 진단제인 ‘PSMA-NGUL’과 치료제 ‘PSMA-DGUL’의 상용화에 나서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서울대병원이 진단제와 치료제를 자체 기술로 개발한 뒤 이 기술을 이전받은 셀비온이 임상 시료를 생산해 비임상을 마쳤다. 사람 대상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진단제는 임상 1상을 마치고 임상 2·3상을 앞두고 있다. 경쟁 진단제인 ‘PSMA-11’과의 비교 연구에서 더 뛰어난 진단 성능이 입증됐다고 서울대병원은 밝혔다. PSMA-NGUL을 주입한 환자들은 경쟁 진단제 대비 신장, 침샘 등 다른 장기에선 진단제 흡수율이 낮았지만 병변에서는 진단제 흡수율이 높았다. 영상 촬영 시 전립선암이 전이된 부분의 색이 더 진하게 나타나 보다 확실한 진단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 연구는 미국 핵의학회저널에 게재됐다.
치료제는 이달 초 임상 1·2상에 들어갔다. 임상 참가 환자들은 6주 간격으로 4회 치료를 받게 된다. 동물실험에서 경쟁 치료제인 ‘PSMA-617’보다 치료 효과가 우수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새 치료제의 분자구조가 더 단순해 다른 장기에서의 체외 배출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부작용이 적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SMA 표적 진단제와 치료제를 같이 활용하면 진단과 동시에 특정 부위만 선택적으로 치료하는 게 가능하다.
강 교수는 “기존엔 진단 시 불소 등을 활용하고 치료에는 PSMA-617을 이용해 진단과 치료가 불일치했다”며 “진단과 치료에서 같은 계열의 표지자를 활용해 ‘테라노스틱스(진단+치료)’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국내 거세저항전립선암 환자 상당수가 외국에 나가서 PSMA 치료를 받고 있다”며 “국내에서 더 우수한 기술로 환자들이 PSMA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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