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동성혼에 대해 반대의 뜻을 밝힌 것과 관련해 "동시대 약자들이 겪는 고통을 외면하고, 변화하는 시대와 인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를 거부하는 종교적 신념은 또 하나의 독선적인 기득권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2일 장 의원은 SNS에 "2021년 대한민국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를 가장 위협하는 것은 바로 극심한 불평등과 약자에 대한 차별 그리고 혐오"라며 "차별과 혐오는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폭력"이라고 전했다.
앞서 염 추기경은 전날 생명주일을 맞아 발표한 담화문에서 장 의원이 대표발의한 차별금지법을 언급하며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 등을 이유로 부당한 차별, 폭력적인 언사나 행동을 당해서는 안 된다"며 "인간의 존엄성에 근거한 부당한 차별의 반대를 동성혼 등을 용인하는 것으로 오해해서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장 의원은 "생명주일에 시민들이 가톨릭 지도자들에게 기대하는 메시지는 차별과 혐오에 맞서 소수자들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며 "대한민국 헌법 제 20조는 '종교는 정치와 분리된다'는 정교분리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마지막으로 "자기 종교의 교리에 대한 특정 시각의 해석을 잣대로 우리 사회 모든 시민들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기 위해 입법부와 행정부가 논의하는 법안과 정책에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모습은 이러한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며 "교회가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될 수 없다면, 최소한 차별과 혐오로 인한 소수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일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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