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분 후 여성은 다시 왔다. 소주와 청테이프를 사 갔다. 의심은 확신이 됐다. 장씨는 경찰에 곧장 신고했다. 그러나 여성이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
그가 편의점에서 카드로 결제를 했다는 점에 생각이 미쳤다. 장씨는 카드사에 연락해 여성이 물건을 산 편의점에서 계산이 잘못됐으니 점포에 전화하라고 전해줄 것을 요청했다. 카드사의 연락을 받은 여성은 편의점에 전화를 걸었다. 경찰이 위치추적에 성공하면서 약 한 시간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던 여성을 구할 수 있었다.
GS리테일은 지난 22일 장씨에게 조윤성 사장 명의로 감사장과 격려금을 전달했다고 23일 밝혔다. 편의점 방문자에 대한 세심한 관심으로 한 생명을 구한 공로다.
장씨는 “최근 뉴스에서 유사한 사례를 본 데다 GS25의 업무지원 시스템 ‘챗봇지니’에서 범죄 예방 교육을 받아 빠르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장씨가 원하면 이달 말 그를 신입사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챗봇지니는 GS25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 대화형 업무지원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으로 범죄 및 사고예방 관련 교육을 쉽고 꾸준하게 시행한다. 불이 꺼진 거리에서 홀로 밤새 운영하는 편의점 점포는 범죄의 대상이 될 수도, 학대아동 등 범죄 피해자 등이 몸을 피하는 장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GS25는 장씨의 사례도 챗봇지니를 통해 전국 1만5000여곳 점포의 경영주와 직원들에게 전파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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