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2015년 자이글은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고, 이 성장세는 이듬해까지 이어졌다. 당연히 회사는 원적외전 그릴 생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대표는 “원적외선 그릴 판매에 따라 회사 전체 매출이 움직이는 수준이었다”고 했다.
위기는 2017년 무렵 찾아왔다. 원적외선 그릴 수요가 줄면서 내내 성장을 이어가던 회사에 처음으로 침체기가 찾아왔다. 2017년 말 자이글 매출은 1000억원 미만으로 내려왔고, 2018년에는 급기야 6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 대표는 해결책 강구에 나섰다. 우선 그릴 중심 사업 재편에 나섰다. 사업영역을 넓히려는 시도가 그중 하나다. 첫 영역은 기존 자이글 그릴의 주요 소비층인 여성을 겨냥한 뷰티산업이었다.
사실 이 브랜드는 본래 자이글이 보유한 기술을 토대로 ‘발상의 전환’을 시도해 탄생한 것이었다. 이 대표는 “산소를 태우지 않고도 열을 내는 친환경 원적외선 그릴을 만들 때 연구한 것이 ‘필요한 산소를 만들어 고객에게 공급한다’는 새로운 형태의 아이템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했다.
자이글은 불필요한 손실을 최소화했다. 마케팅 비용을 과감히 줄이고, 그동안 구축해 둔 자체 유통망을 최대한 활용해 ‘적자 줄이기 프로젝트’에 들어갔다. 결과는 지난해 말 나타났다. 매출은 18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 대표는 “원적외선 그릴로 인한 위기가 오히려 약이 돼 회사의 장기 발전을 꾀하도록 했다”고 했다.
자이글은 이제 단순한 주방가전 기업이 아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34%를 뷰티·헬스케어 부문이 차지했다.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월 ZWC의 중국 위생허가를 획득해 중국 뷰티시장에 진출하는 길이 열렸고, 비슷한 시기 피부 전문 브랜드 피엘메드를 인수해 본격적인 뷰티·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할 토대를 마련했다. 한편으로는 의료기기 3종 개발 생산 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자이글을 ‘산소’를 테마로 하는 종합기업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며 “뷰티·헬스케어 제품군 안에서 다양한 친환경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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