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져 5월에도 4월과 비슷한 수준의 생산 차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완성차 애널리스트들은 반도체 공급 부족이 5월에 가장 심각할 것이라고 봤다. 반대로 말하면 6월이 되면 반도체 공급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의미다. 화재, 정전 등으로 가동을 중단한 차량용 반도체 업체들이 재가동을 시작했고, 파운드리 업체 TSMC도 생산라인 조정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증산에 나섰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반도체 수급이 나아지면 3~4분기에 2분기 부족했던 판매량을 채워가는 그림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기아뿐만 아니라 세계 완성차업계가 겪고 있는 문제인 만큼 대체재가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초 애플카 등 각종 이슈와 자동차 판매량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글로벌 완성차 주가도 최근 두 달간 박스권에 갇혀 있다.
그럼에도 실적 장세에 자동차주가 빛을 보지 못하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이익 개선세가 뚜렷한 종목이 많기 때문이다. 올 들어 영업이익 추정치가 빠르게 상향된 LG디스플레이, HMM, 효성티앤씨, 금호석유, SK이노베이션, OCI, 현대제철 등 화학·철강·해운업종이 대표적이다.
시장에서는 자동차주를 포함한 대형주가 5월 이후엔 박스권을 뚫고 상승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공매도 재개는 외국인 자금 유입과 대형주 수익률이 좋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차량용 반도체 쇼티지가 부각되면서 실적이 좋은데도 주가가 빠지고 있다”며 “장기적인 이익 전망이 훼손되지 않은 상황에선 반도체 쇼티지로 인한 생산 차질이 심각해 공포가 극대화되는 시점이 완성차 주식을 가장 싸게 사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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