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중국 상하이에서 ‘전기차 대전’을 벌였다. 지난 19일 중국 상하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1 상하이 국제모터쇼’ 얘기다. 대부분의 자동차업체는 자신들이 확보한 전기차 관련 기술을 알리고, 새 전기차 모델을 공개하는 데 집중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3~4년 내 전기차가 완전히 시장에 자리잡을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소비자들에게 ‘전기차 브랜드’로 인정받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G80의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다. 제네시스의 첫 전기차다. 현대차 관계자는 “G80의 고급 편의사양 및 주행 성능에 전기차용 신기술이 대거 더해졌다”며 “G80 전기차 모델은 고급 대형 전기차 세단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에는 87.2㎾h 배터리가 탑재된다. 완충하면 최대 427㎞를 달린다. 초고속 충전을 하면 22분 만에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로 채울 수 있다.
G80 전기차는 최대 370마력의 힘을 낸다. 시속 100㎞까지 4.9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차량 내 전원을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V2L 기능도 있다. G80 전기차는 상반기 중 국내 시장에 나올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도요타는 새로운 전기차 시리즈 ‘도요타bZ’를 발표했다. 그 첫 모델인 bZ4X의 콘셉트카도 공개했다. 도요타는 2025년까지 출시할 전기차 15종 가운데 7종이 bZ 라인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bZ4X는 도요타와 스바루가 함께 개발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도요타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TNGA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도요타는 내년 중반 이 차를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전기차 라인업 ‘ID 시리즈’의 세 번째 모델인 ID.6를 공개했다. 이 차는 ID 시리즈의 플래그십(기함) SUV다. 폭스바겐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MEB’를 기반으로 한다. 이 차는 중국 기준 1회 충전으로 최대 588㎞(장거리 모델 기준)를 주행할 수 있다. 6.6초 만에 시속 100㎞까지 속도를 낼 수 있다. 이 차는 ID 시리즈 중 가장 넓은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아우디는 A6 e-트론 콘셉트카 등 4종의 차량을 선보였다. A6 e-트론은 아우디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PPE플랫폼을 활용한 첫 차량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콤팩트 전기 SUV인 EQB를 내세웠다. EQA에 이은 벤츠의 두 번째 콤팩트 전기 SUV다. EQB는 휠베이스(앞뒤 바퀴축 사이 간격)가 2829㎜에 달해 내부 공간이 넓다. 3열 좌석도 선택 사양으로 제공한다. 전륜과 사륜구동 중 선택할 수 있고, 롱레인지 버전도 나온다. 급속충전을 하면 10%에서 80%까지 충전하는 데 약 30분이 걸린다.
BMW는 플래그십 전기차 모델인 iX를 공개했다. 500마력 이상의 힘을 낼 수 있다. 한 번 주행으로 600㎞(WLTP 기준) 이상 주행할 수 있다. 평소에는 숨어 있다가 사용자가 필요할 때만 모습을 드러낸 ‘샤이테크’ 개념을 곳곳에 적용한 것도 특징이다. 전동식 도어록과 시트 통합형 스피커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테슬라와 니오 등 전기차 전문업체들도 상하이 모터쇼에 공을 들였다. 바이두와 화웨이 등 전기차 시장 진입을 노리는 업체들도 전시장을 꾸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상하이모터쇼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는 걸 생생하게 보여주는 행사”라고 평가했다.
도병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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