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인선은) 대통령의 국정철학과의 상관성이 가장 크다"고 말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자 발언 3일만에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법조계 안팎은 물론 여당에서도 '차기 검찰총장 요건은 대통령 철학이 아닌 정치적 중립성과 리더십'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이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박범계 장관은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그의 언급을 놓고 우려가 나온다는 질문에 "일부 언론의 그러한 지적에 대해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검찰의 탈피는 문재인 대통령의 오랜 숙원이었다"면서도 "말 하나하나가 다 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니 더 길게 말씀드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지난 23일 차기 검찰총장의 요건으로 "대통령 국정철학에 관한 상관성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여야 정치권에선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를 앞두고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말 잘 듣는 검찰을 원한다'는 걸 장관이 너무 쿨하게 인정해버린 것 같아 당황스럽다"며 직설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조 의원은 "(박 장관의 말에) 제 귀를 의심했다. 장관이 생각하는 검찰개혁이 무엇인지 정말 우려스럽다"며 "검찰총장의 조건 혹은 덕목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여전히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해 공정한 결정을 하려는 결연한 의지와 용기"라고 말했다.
현 정부 초기 대검 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했던 김종민 변호사는 "검찰총장 인선 기준은 하나다. 검찰 조직을 원활히 이끌어갈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추고 정치적 중립성과 실력을 갖춘 인물"이라며 "검사를 '대한민국 검사'라 하는 이유는 검사가 잘 나서가 아니라 특정 정권의 검사, 정부의 검사가 아니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남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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