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춘추전국시대 맞은 VC업계...최고 놓고 한투파 IMM 에이티넘 등 각축전

입력 2021-04-26 10:00   수정 2021-04-26 10:02

≪이 기사는 04월23일(18:5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금융업계의 '마이너리그'처럼 여겨졌던 벤처캐피털(VC)업계가 급부상하고 있다. 쿠팡을 필두로 배달의민족, 크래프톤, 토스 등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출신 기업들의 가치가 천정부지로 올라서면서다.

'제2벤처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무수히 쏟아지는 벤처기업 만큼 이들에 투자하는 VC업계 역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2000년까지 6개에 불과했던 창업투자회사(창투사)는 지난해 165개로 늘었다. 다양한 색채를 가진 VC들이 저마다 유니콘(1조원 이상 몸값을 지닌 비상장사)을 발굴하는 양상이다.

국내 VC업계의 독보적 1위로는 한국금융지주 계열 VC 한국투자파트너스(한투파)가 꼽힌다. 운용자산이 3조3000억원에 달하는 한투파는 카카오, 오스템임플란트, 에이블씨엔씨, YG엔터테인먼트, 까페24, 바디프랜드, 에이치엘바이오 등 국내 유수의 기업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하며 굵직한 국내 대표기업들을 키워냈다.

토종 사모펀드(PEF)로 시작해 벤처투자의 강자로도 자리잡은 IMM인베스트먼트는 자타공인 '유니콘 메이커'다. 한국에서 유니콘으로 불리는 10개 남짓의 기업 가운데 쿠팡, 우아한형제들을 비롯해 위메프와 크래프톤(옛 블루홀), 무신사 등 절반이 IMM의 손을 거쳤다. 펄어비스, 셀트리온도 IMM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기업들이다.

투자업계의 '큰손' 이민주 회장이 1988년 세운 1세대 VC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옛 한미창업투자)는 30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업계의 큰손으로 군림하고 있다. 에이티넘은 투자 재원 소진 전까지 하나의 펀드만을 운용하는 '원펀드' 전략을 쓰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국내 VC 역사에서 처음으로 5000억원이 넘는 벤처펀드를 결성한 에이티넘은 국민연금이 가장 선호하는 VC로 꼽힌다.

그 외에도 국내 VC업계의 '모태'격인 한국기술진흥에서 출발한 아주IB투자, 한국기술개발의 현신인 KTB네트워크는 IMF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굴곡 속에서도 살아남아 최상위 VC로서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빅히트(하이브), 직방 등을 키워낸 LB인베스트먼트, 금융지주 계열 VC의 선두주자로 해외 투자에 강점을 가진 KB인베스트먼트, 2017년 설립된 젊은 VC임에도 6곳의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며 입지를 다진 스톤브릿지벤처스 등도 업계의 강자들이다.

황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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