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채용전략 '확' 바꾼다…소프트웨어 전공자 두배로 [정영효의 일본산업 분석]

입력 2021-04-26 11:54   수정 2021-04-26 13:12



도요타가 자동차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소프트웨어 계통 전공자와 경력직 채용규모를 두 배씩 늘리기로 했다.

26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요타는 2022년 대학 졸업예정자 채용 전형에서 기술직의 40~50%를 소프트웨어 계통 전공자로 채우기로 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제조업체 도요타는 기계공학 계통 전공자를 우대하는 전통을 유지해 왔다. 올해 새로 선발한 기술직 300명도 대부분 기계공학 전공자로 소프트웨어 계통 전공자는 20%에 그쳤다. 이 비율을 내년부터 두 배 이상 늘리겠다는 것이다.

도요타가 채용정책에 큰 폭으로 변화를 주려는 것은 ‘CASE(커넥티비티·자율주행·차량공유·전동화)’로 불리는 미래차 분야의 기술경쟁이 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자동운전 기술을 갖춘 전기차 개발에 사활을 걸면서 주행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AI) 지식을 가진 IT인재 확보는 업계의 최우선 과제가 됐다.

도요타도 자동차 생산업체에서 인간의 이동을 지원하는 '모빌리티 컴퍼니'로 전환을 목표로 내걸었다. 차량을 생산하는 것보다 차량의 성능을 좌우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한 것이다.

하지만 구글과 같은 거대 IT기업들도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IT인재 쟁탈전은 국경과 업종을 넘나들고 있다. 도요타가 기존의 채용제도로는 미래차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배경이다.

도요타는 직군을 세분화하고 희망 직군별로 신입직원을 모집하는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입사 후의 업무내용을 미리 예상할 수 있으면 조기퇴직을 줄일 수 있다고 계산했다. 채용 과정에서 업무의 내용과 업무에 필요한 능력을 명확히 명시하는 미국과 유럽의 직무기술형 인사제도와 비슷한 방식이다.

연간 신규 입사자의 30% 규모였던 경력직 채용규모도 50%로 늘리기로 했다. 각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경력직을 많이 영입할 수록 조직에 자극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소니 등 전자 대기업들이 소프트웨어 인재 확보에 적극적인 가운데 도요타가 IT 인재 쟁탈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일본의 채용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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