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시위자 1명을 막는데 여성 경찰관(여경) 9명이 투입된 영상이 공개돼 온라인상에서 또다시 '여경 무용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늘자 K-여경'이란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당일 오후 5시경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돌발 행동을 하는 시위대를 여경들이 제지하는 모습이 담겼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소녀상 앞에서 불법 집회를 벌이던 반일(反日) 단체 소속의 한 여성 시위자는 자신을 허락 없이 촬영한 유튜버와 시비가 붙었다. 이 시위자가 유튜버를 향해 돌진하자, 인근에 있던 여경 6명이 시위자를 둘러싸 동선을 막았다. 그래도 시위자가 물러서지 않자, 여경 3명이 더 투입돼 총 9명이 여성 시위자를 제지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남자 경찰이라면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몇 명이 하는 거냐. 세금 낭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경찰은 "(당시) 상대가 여성이라서 여경이 동원된 것뿐"이라며 "경찰 한 명이 수갑을 채우거나 물리력을 행사해 제압하면 편하겠지만, 최대한 물리력 행사를 자제하려다 보니 여러 명이 달라붙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경이었어도 그 정도 인원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이와 비슷한 사례를 제시하며 여경 무용론이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앞서 경찰 내부에서도 여경과 업무 강도를 비교하며 남경이 역차별받는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2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경찰기동대에서 여경이 당직 근무를 서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됐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으로 같은 기동대이지만 역할과 임무가 약간 다르기 때문에 근무방식이 완벽하게 같을 수 없다"며 "남자 기동대보다 여자 기동대가 혜택받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시 한번 점검하고 이해 구할 부분은 구할 것"이라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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