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did you guys talk about? And what did he smell like?”
윤여정이 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은 뒤 백스테이지에서 만난 외신 기자가 "브래드 피트랑 무슨 얘기 했느냐. 그에게서는 무슨 냄새가 났느냐"고 물어 논란이다.
귀를 의심케 하는 이런 질문에 윤여정은 당황하지 않으며 웃음을 띤 채 대답했다.
"나는 그의 냄새를 맡지 않았어요. 나는 개가 아니에요."
일각에서는 'What did Brad Pitt smell like' 질문이 단순히 냄새에 관해 묻는 게 아니라 유명인을 만난 느낌을 물은 것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그렇다면 전문 통역사는 이런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동시통역사인 박혜림 (주)칼라스컴퍼니 대표는 "표현하는 문화적 상식의 차이라서 딱 잘라 말하긴 어렵지만 좋게 표현해서 '브래드 피트에게서는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라고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혜린 대표가 주목한 것은 당시 상황이다. 그는 "하지만 당시 상황을 본다면 표현 방식의 차이라고 해도 '느낌이 어땠냐'라고 해석될 여지는 별로 없다. 그 자리나 순간의 성격에 맞지 않는 질문이었다"고 말했다.
박혜림 대표는 "우리 관점에서 이런 질문은 아예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지만 윤여정 씨가 소감을 밝힐 때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에게 '그동안 어디 계셨냐'고 물었으므로 수상 후 백스테이지에서 브래드 피트가 어땠냐고 물어본 것 같다"며 "기자가 브래드 피트를 너무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 상황이라면 이해가 되지만 경우에 맞지 않았다. 윤여정 씨가 너무 세련되게 잘 받아쳤다"고 평가했다.
영화에서 손자가 윤여정에게 할머니 냄새가 난다고 언급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의 연장선이 아니었을까 묻자 "기자가 영화를 보고 그렇게 말한 거라면 칭찬할 만한 일이지만 그 부분과 관련된 질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물어봤어야 하는데 이 상황을 보면 그런 의도도 아니었던 것 같고 너무 뜬금없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화적 차이인데 서양 문화에서는 셀럽을 만난 사람에게 '그 사람에게 어떤 향이 났냐'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호들갑스럽게 부유층 혹은 셀럽의 냄새를 궁금해하는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이 질문을 너무 좋은 질문이었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어 "공식석상에서, 그것도 저렇게 전 세계가 주목하는 순간에 할만한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을 향해 '브래드 피트의 냄새'를 물은 것과 관련해 해외 네티즌들도 트위터 등에 "멍청한 질문이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뉴욕타임즈는 최고의 수상소감 주인공으로 윤여정을 꼽았다.
딱딱한 수상식에서 윤여정은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평한 것이다.
CNN은 윤여정의 수상소감 영상을 편집해 홈페이지에 게재하고 "윤여정이 쇼를 훔친다"고 표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윤여정의 소상 소감에 오스카상을 한 번 더 시상해야 한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윤여정은 오스카 트로피를 받아들고 "우리가 촬영할 때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는 도대체 어디 있었느냐"며 "나를 나가서 일하게 만든 두 아들에게 감사하다. 이 상은 엄마가 열심히 일한 것에 대한 대가다" 등의 입담을 쏟아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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