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판문점 선언이 3주년을 맞은 가운데 북한통으로 알려진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27일 "오늘도 정상회담의 화려한 추억에 빠져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그래서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정신승리'를 강조하며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고문'을 가하고 있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인 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에 이미 남북정상회담의 감격과 감동은 '화석'이 된 지 오래"라며 이같이 적었다.
김 교수는 "한때는 남북의 정상이 만나는 것만으로도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가 가능한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이제는 남북 정상이 만나서 껴안고 웃고 손을 맞잡아도 비핵평화는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다"며 "남북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서 감동적인 장면을 연출해도, 남북 정상이 아무리 좋은 합의서를 작성하고 공동선언을 발표해도 이제 비핵평화는 불가능이 되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역사적인 판문점 선언과 평양 선언은 사실상 휴짓조각이 되고 말았다"며 "2018년 5월 양 정상이 판문점에서 번개팅을 할 정도로 가까워져도 비핵평화는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때는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만 되면 비핵평화는 떼놓은 당상이라고 여기던 시절이 있었다. 교전 당사국인 북한과 미국의 두 정상이 만나는 것만으로도 한반도는 천지개벽할 거 같았다"며 "그러나 싱가포르, 하노이에서 두 번이나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었지만 한반도는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 비핵평화는 더 불가능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에 우리가 확인해야 하는 것은, 이제 정상회담이라는 신기루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이라며 "우리가 3년 동안 목도하고 실감했듯이 이제 정상회담이 아니라 정상회담 '할아버지'가 와도 비핵평화는 평화적으로 불가능한 게 현실"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 백날 해도, 북미정상회담 매번 해도, 정상선언 백날 합의해도, 비핵화 매번 선언해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이라며 "이미 남북정상회담의 역사적 효용성이 사라졌고 심지어 북미정상회담까지 실제적 효력이 의심받는 현실에서는 이제 더이상 정상회담이라는 환상에 젖어 또다시 만나서 물꼬를 틀 수 있다는 헛된 기대는 접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원인은 하나다. 김정은이 핵폭탄을 가진 상태에서, 핵 보유를 인정받은 상태에서 평화체제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정상회담이라는 카드로, 문구만 번지르르한 합의문으로 비핵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 건 이제 어리석은 일이다. 현실을 직시하고 정신을 차리라"라고 당부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