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진핑 견제 성공하려면

입력 2021-04-27 17:55   수정 2021-07-21 15:2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할 강력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기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심사하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다. 재무부 장관이 주재하는 CFIUS에는 국무부 국방부 상무부 등 16개 정부 부처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CFIUS는 1975년 설립 이후 주로 외국인 투자 연구기관 역할을 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일본 후지쓰의 미국 반도체 업체 페어차일드 인수 시도를 막으면서 역할이 조금씩 바뀌었고, 영향력도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CFIUS에 막강한 권한과 자원을 부여해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미국 기업의 지식재산과 민감한 데이터, 주요 인프라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렇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 CFIUS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강화된 외국인 투자 심사
2018년 트럼프 대통령과 의회는 CFIUS의 권한과 재원을 크게 확대하는 외국인투자위험조사현대화법(FIRRMA)을 통과시켰다. 당시 FIRRMA는 압도적이고 초당적인 지지를 받았다. 미국 기업의 기술과 군사적 이익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국가 전체가 위협받게 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후 CFIUS는 미국을 각종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활발히 활동했다. FIRRMA 통과 이후 올 1월까지 CFIUS는 4000억달러를 웃도는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검토했다. 작년 심사 규모는 2005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가장 크다. 2019년 CFIUS가 검토한 외국인 투자 규모는 2009년의 다섯 배에 달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하는 동안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총합보다 큰 규모의 외국인 투자를 금지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FIRRMA를 효과적으로 이행하면서 CFIUS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므누신 전 장관은 약 60개 동맹국에 국가 안보에 대한 투자 심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협의를 이뤄냈다. 벤처캐피털(VC) 투자처럼 그동안 검토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투자 거래를 들여다보기 위해 전담팀을 설치하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중국에 강력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미 몇 가지 조치도 취했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 인도 호주와 함께 연합체인 쿼드(Quad)를 결성했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홍콩 민주화 탄압을 이유로 중국과 홍콩 고위 관리 24명에게 금융 제재를 가했다. 해군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여러 차례 대만 해협을 항해하며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 견제에 효과 만점
그러나 CFIUS가 없다면 미국과 동맹국의 연합전선은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머신러닝, 양자컴퓨팅, 자율주행자동차, 로봇공학, 생명공학 등 빠르게 발전하는 첨단 기술은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혁신과 인프라를 유지하는 동시에 차세대 산업을 이끌고 있는 자국 기업들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런 문제를 풀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인 CFIUS를 건네줬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정리=박상용 기자

이 글은 토머스 페도 전 미국 재무부 투자안보 차관보가 월스트리트저널에 게재한 ‘Will Biden Use Every Tool Against China?’를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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