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구조사국은 26일(현지시간) 작년 4월 1일 기준 인구 센서스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의 인구는 약 3억3144만 명으로 10년 전보다 7.4% 증가했다. 1790년 센서스 시작 이후 1940년 조사 때 7.3% 늘어난(직전 10년 대비)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증가율이다.
이번 조사 결과 50개 주 중 13개 주에서 연방 하원의원 수에 변화가 생겼다. 뉴욕,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일리노이,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 캘리포니아 등 7개 주에선 의원 수가 1명씩 줄었다. 반면 텍사스주에선 2명,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오리건, 몬태나, 콜로라도주에서는 각각 1명 늘었다.
뉴욕,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일리노이주 등 러스트벨트 지역은 의석수가 감소하고 텍사스,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주 등 선벨트는 의석수가 늘어난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러스트벨트에선 승리했지만 선벨트에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민주당의 아성인 캘리포니아주는 센서스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의석수가 줄었다.
미국은 10년마다 각 주별 인구 변화를 토대로 총 435명의 연방 하원의원 수를 조정한다. 전국 평균보다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 주는 의석수가 늘지만 그렇지 않은 주는 의석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의석이 늘어난 주는 대부분 2020년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겼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승리한 주는 (대부분) 의석이 줄었다”며 “이번 변화는 공화당에 유리하다”고 평가했다.
현재 하원은 민주당이 218석, 공화당이 212석이고 5석은 공석이다. 중간선거에서 하원은 435명 전원을 교체하는데 공화당이 지금보다 최소 6석을 늘리면 하원을 탈환할 수 있다. 또 연방 하원의석 수는 곧바로 대통령 선거인단에 반영되기 때문에 2024년 대선 때도 공화당이 득을 볼 수 있다.
이번 센서스 결과가 꼭 민주당에 불리한 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의석이 늘어난 텍사스주는 최근 민주당 지지세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공화당은 주별로 새로운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유리하게 선거구를 조정하기 위한 ‘게리맨더링 전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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