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새만금에 식량안보 위한 '콤비나트' 추진

입력 2021-04-27 15:15   수정 2021-04-27 15:17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각국의 식량 확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곡물의 국제 가격이 치솟는 등 시장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한국에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식량안보를 위한 ‘식량안보 콤비나트(Kombinat)’ 건설 협의에 적극 나서고 있다.

aT는 최근 미래사업개발TF팀을 구성해 식량안보 강화와 국가 식량 자급률 제고를 위한 사업 개발에 착수했다. 또한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도 별도로 구성할 예정이다.

aT는 태스크포스(TF)와 자문위원회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새만금에 ’식량 콤비나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다각적인 공공비축정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콤비나트는 ‘결합’이라는 의미의 러시아어다. 기술적으로 연관이 있는 공정, 또는 기업들이 한곳에 모여 형성된 공업단지의 일종이라고 보면 된다. 최근 산업별 클러스터 등을 콤비나트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식량안보 콤비나트를 만들겠다는 것은 식량 안보와 관련이 있는 각종 기업과 생산 및 유통 단지 등을 집적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국내에서 생산된 식량자원의 저장·가공·비축은 물론 해외 수입 식량의 비축이 한곳에서 이뤄지도록 함으로써 식량 공급을 안정화하기 위한 집적시설의 형태로 구성될 전망이다.

김춘진 aT 사장은 지난 15일 새만금 식량안보 콤비나트 건설 등을 골자로 한 식량자급률 제고 방안을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에게 보고했다. 김 사장은 “광활한 새만금 간척 취지를 살리고 풍력·조력 등 친환경 신재생 청정에너지를 활용하는 aT의 식량안보 콤비나트 설립안은 범정부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식량 안보는 국가 중점과제 중에서도 매우 중요한 정책으로, 안정적인 식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aT를 중심으로 관계부처가 협의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식량 자급률은 2019년 기준 45.8%로 매년 하락하는 추세다. 사료용을 포함한 전체 곡물 자급률은 21% 수준으로 곡물의 수입 의존도가 매우 높다. 특히 코로나19로 주요 곡물 수출국이 수출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국내에서도 국가 차원의 공공비축 정책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aT의 판단이다.

aT에 따르면 한국의 주변국은 이미 체계적인 공공비축정책을 시행 중이다. 중국은 중국저비량관리총공사를 통해 식량 주산지에서는 3개월 이상, 주소비지에서는 6개월 이상 소비량을 비축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일본은 쌀 100만t, 밀 2~3개월분, 기타 사료곡물은 업체들이 자율적으로 1개월분을 비축하고 정부가 1개월분을 추가로 비축하고 있다. 쌀 소비 전량을 수입하는 싱가포르의 경우 모든 쌀 수입업자는 사전확약 수입물량을 신고하고 백미는 수입물량의 두 배를 비축하도록 하고 있다.

김 사장은 “전염병 발생, 기후위기 등 곡물수입이 어려운 비상상황에 대비한 강력한 공공비축 정책이 시급하다”며 “장기적으로 식량 콤비나트에 곡물 메이저의 하역시설과 물류창고 사일로를 유치한다면 우리나라가 동북아 식량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aT가 이 같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회사의 존재이유와도 관련이 깊다. aT는 농공(農工) 간의 격차 완화를 위해 1967년 농어촌개발공사로 발족했다. 1986년 농수산물유통공사로 확대개편한 이후 도매시장 육성, 유통교육 및 정보 등 유통조성사업을 강화하고 수출진흥사업과 농수산식품소비촉진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해 농어민의 소득 증진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2012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로 사명을 변경하고 농업의 성장동력이 될 농수산식품산업 지원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강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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