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즈, 독자적 압출성형 기술…대형 가전사에 공급

입력 2021-04-28 17:35   수정 2021-04-29 02:26


압출성형이란 플라스틱 열가소성 원료를 가래떡을 뽑듯 금형에서 밀어내는 성형 방식이다. 일정한 단면 형태로 기다란 모양의 제품을 만들 수 있어 파이프, 튜브, 건자재 등을 제조하는 데 주로 쓰이는 뿌리기술로 분류된다. 경기 화성 장수산업단지에 있는 플라스틱 압출성형업체 콘즈는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한 플라스틱 중간재를 국내외 산업에 공급하고 있다.
고난도 압출성형 기술 보유
중견 소재기업 출신인 심학보 콘즈 사장은 1998년 소재판매회사 리켐코리아를 설립하며 사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롯데케미칼이 제조한 열가소성 엘라스토머를 산업 현장에 공급하는 중간상 역할을 했다. 심 사장이 본격적으로 제조업에 뛰어든 것은 2001년. 수십 년간 소재업계에서 쌓은 노하우를 활용해 친환경·고품질 압출성형 제품 양산에 나섰다.

콘즈는 회사 설립 이듬해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플라스틱 단열바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제품은 건축물 외창과 내창 사이에서 열 손실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콘즈는 2000년대 초반 국내 주상복합 건설 붐이 일어날 시기 전국 건설현장에 단열바를 공급하며 사업 기반을 강화했다. 제조 공정에서 폐(廢)플라스틱 등 순환자원 재활용에도 힘써 2006년 ISO 14001 환경품질 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

2007년에는 스웨덴 통신장비 제조사 에릭슨의 요청으로 대형 레이돔(안테나 기지국) 제조업에 진출했다. 레이돔은 일반적인 플라스틱 중간재에 비해 부피가 큰 데다 겉면과 안쪽면의 소재를 달리하는 이중 압출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까닭에 양산이 어려운 제품으로 여겨졌다.

콘즈는 국내 최초로 직경 777㎜, 533㎜ 안테나용 대형 레이돔 압출에 성공했다. 이후 KT, SK텔레콤 등이 운영하는 4세대(4G) 이동통신 레이돔의 약 60%를 공급했다. 일부 제품은 미국 시장에도 수출했다. 이 역시 일부 제품에 폐레이돔을 재활용한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제품이다.
“뿌리기술 연구개발에 주력”
금형업계에 따르면 국내 압출성형 가공업체는 전국적으로 1000여 곳이 있다. 압출성형 제품마다 플라스틱, 알루미늄 등 소재의 용융(고체에 열을 가해 액체로 된 상태) 강도가 제각각인 만큼 업체마다 고유한 압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게 심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압출성형 기술은 숙련근로자의 노하우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자동화, 수입 제품 등으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콘즈는 올해 초 국내 대형 가전회사와 제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에어컨 몸통 겉면에 부착하는 플라스틱 패널을 생산해 공급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을 통해 지난해 50억원 수준이던 매출이 올해 100억원까지 뛸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심 사장은 “공장 내 자체 금형 제조설비를 보유해 산업계의 다양한 수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콘즈는 회사 설립 19년 만인 재작년 12월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했다. 이곳에 금형 전공자를 채용해 연구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심 사장은 “뿌리산업 발전을 위해 회사가 보유한 기술을 기반으로 직원들이 독립하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며 “소재 관련 연구기관과 꾸준히 교류하며 친환경·고품질 제품 생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화성=민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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