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직개편안을 마련해 의회와 협의 중이다. 조직 개편은 ‘서울시 행정기구 설치 조례’를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시의회 통과가 필수다.
도시재생은 박 전 시장의 대표적인 개발 정책 중 하나다. 그는 취임 후 대규모 재개발 사업인 뉴타운 지구 지정을 해제하는 대신 지역별로 원형을 최대한 보전하면서 골목길 등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도시재생사업을 본격화했다. 2015년 1월 도시재생본부(2급 상당)를 출범시키고 종로구 창신동 일대를 1호 도시재생사업지구로 선정했다. 2019년에는 도시재생실(1급 상당)로 조직을 격상해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도시재생실은 지난 2월 기준 9개 과에 184명이 근무하는 거대 조직이다. 내부적으로 도시재생실장이 통상 차기 행정2부시장 후보로 거론될 만큼 조직 내 위상이 높았다.
그러나 ‘박원순표 도시재생’은 서울 내 주택 공급 부족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도시재생 주요 사업인 도로 포장이나 벽화 그리기, 박물관 및 문화 공간 조성 등은 주민들의 실질적인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창신·숭인동과 동자동, 서계동, 장위11구역 등 도시재생구역들은 ‘도시재생해제연대’를 만들고 도시재생 대신 재개발을 추진해달라고 요구하는 중이다. 오세훈 시장도 선거 과정에서 박원순표 도시재생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도시재생실은 폐지되고 역사도심재생과 등 일부 과가 지역발전본부와 합쳐져 ‘균형발전본부’라는 새 조직이 출범한다. 그 밖에 다른 과에서 하는 사업은 사실상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주택 공급을 담당하는 조직인 주택건축본부(2급 상당)는 주택정책실(1급 상당)로 격상된다. 주택건축본부는 현재 주택정책과 등 7개 과와 1개 센터를 두고 있다. 서울시는 내부적으로 다른 실·국에서 담당하는 주택 관련 업무를 주택건축본부로 재배정하는 등 조직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조직개편안을 조만간 시의회에 제출해 5월 임시회에서 처리한 뒤 후속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직개편안은 의회와 이제 막 논의를 시작해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신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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