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미국 뉴욕 맨해튼의 A등급 빌딩 임대료는 지난해 8.6% 하락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 3.0% 추가로 떨어졌다. 글로벌 부동산 중개업체인 새빌스가 주요 도시·지역의 임대료를 조사해 27일(현지시간) 발표한 결과다. 금융회사 등이 잇달아 영업점 폐쇄에 나서거나 유연근무를 도입한 데 따른 영향이란 설명이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BNP파리바, 소시에테제네랄 등이 최근 맨해튼의 사무실 면적을 줄였다.
아시아의 금융 허브로 인식되면서 콧대가 높았던 홍콩 부동산시장은 더 큰 타격을 입었다. 홍콩보안법 제정에 따른 사회 불안과 미·중 대립 격화가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콩 정부 통계를 보면 올 2월 센트럴지역의 A급 빌딩 임대료는 2019년 6월 고점 대비 27% 급락했다. 홍콩 내 빈 사무실은 165만㎡ 규모이며, 이 중 20%는 센트럴에 집중돼 있다. 12개월 내 임대 가능한 센트럴지역 사무실 비중은 10.2%로 200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이먼 스미스 새빌스 아시아·태평양지역 연구책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국적 기업과 글로벌 은행들이 빈 사무실을 운영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무실 축소 등) 추가 비용 절감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속속 신축되는 프리미엄급 빌딩들이 홍콩 시장을 완전히 공급 우위로 바꿔놓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내년에 9개, 2023년 5개의 새 빌딩이 들어선다. 152만㎡ 규모다. 부동산거래업체 콜리어스홍콩의 피오나 년 대표는 “신축에다 관리가 잘되는 빌딩에만 수요가 몰리는 적자생존이 불가피하다”며 “센트럴지역 임대료는 올해 약 8%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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