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6개 P2P 업체로부터 등록 신청을 받아 심사하고 있다. 금감원은 신청하지 않은 업체를 대상으로 조만간 새 등록 요건 등을 안내할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4월까지 승인할 계획이었으나 법령 위반 소지 등을 점검하느라 일정이 지연돼 5월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8월까지는 집중 심사를 통해 신청한 모든 업체에 승인 여부를 통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등록 심사 절차는 지난해 8월 P2P 사업을 제도권 금융으로 편입하기 위한 온투법 시행을 계기로 도입됐다. 이 법에 따르면 P2P 업체는 오는 8월까지 금융당국에 등록한 뒤 운영해야 한다. 지난해 말 렌딧, 피플펀드, 8퍼센트, 오션펀딩, 와이펀드, 윙크스톤파트너스 등이 신청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했다.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온투법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제정됐는데 7개월 넘도록 (정식 업체) 등록이 이뤄지지 않아 투자자 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온투법에는 투자자에 대한 정보제공 의무, 연계대출채권의 파산절연 조항 등 각종 보호 규정이 담겨 있다. 지금은 각 업체가 자율적으로 투자자 보호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심사가 늦어지면서 법 취지도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작년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 P2P 투자수익에 대한 세율이 연 27.5%에서 15.4%로 낮아졌다. 하지만 정식 업체를 통한 투자에만 적용된다. 다음달 1일부터 온투법의 새 감독규정으로 투자 한도가 바뀌지만 이 역시 당장 적용되는 업체는 없다. 가령 개인투자자는 현재 업체별 1000만원(일반상품 기준)까지 투자할 수 있지만 앞으론 업권별 3000만원까지 가능해진다. P2P 업계 관계자는 “심사가 빨리 이뤄졌다면 이용자들도 일찌감치 세제 혜택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투자 한도를 늘릴 기회도 늦춰지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등록이 지연되면서 P2P 업체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중이다. 2019년 말 2조4000억원에 달하던 P2P 업체들의 대출잔액은 이달 1조7000억원대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평균 연체율은 11.41%에서 23.07%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아직 등록 신청서를 내지 못한 P2P 업체들의 불안감은 더욱 크다. 8월까지 등록이 완료되지 않으면 더 이상 영업할 수 없게 된다.
정소람/이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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