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데 모두 주체가 되도록 길을 열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정상적인 기업활동과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없는 이들의 신용을 회복시켜 주자”며 이를 ‘경제 대(大)화해’라고 명명했다. 이와 관련, 채무불이행자의 부채 탕감과 연체기록 삭제 등이 유력한 방법으로 거론된다.
대선 1년 전 집권 여당 원내대표가 대대적인 신용 사면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논란이 적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당장 ‘신용 포퓰리즘’이란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과거 정부에서도 부분적인 신용 사면이 진행됐지만, 대상 선별과 재원 마련 등에서 갈등을 빚었다.
윤 원내대표는 이를 위해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동원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양적완화 정책으로 공급된 유동성이 신용이 좋은 기업과 부동산 투기로 흘러가고 있다”며 “신용이 안 좋거나 돈이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통화가 공급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를 ‘포용적 양적완화’라고 칭하면서 “한은과 금융당국의 새로운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서는 “가장 빨리 결론을 낼 수 있는 것이 대출 관련 제도”라며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개편 방안보다 무주택·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대책을 먼저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사면, 朴 전대통령과 연계…암호화폐 과세 유예는 '일축'
윤 원내대표는 그러나 “부동산 투기를 근절하고, 서민의 주거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정책의 기본 목적을 국민이 바꾸라고 요구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불편을 느끼는 부분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했다.
정부·여당은 우선 다음달 무주택자와 1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 규제 완화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윤 원내대표는 “그다음 정부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 세제 정책”이라고 했다.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 때 종부세를 완화했다가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이어졌다”며 “신중하게 접근하되 (재산세와 함께)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임대차 3법’은 개정할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윤 원내대표는 “임대차 3법이 시장에 충격을 준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금 보면 집값보다 전월세가 안정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계를 봐도 계약 갱신율이 10%포인트 이상 올랐다”며 “전반적으로 법 개정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에 (임대차 3법을) 과거로 돌리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관련 피해의 자영업자 손실보상 소급적용을 정부가 반대하는 상황에 대해선 “손실에 대해 충분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개별 의원들과 정부 측 이견이 있어 조율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내년 예정된 암호화폐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고 그에 맞는 적법한 행위로 대우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사회 각계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 요구가 제기되는 상황을 두고는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연결돼 있지 않으냐”며 “(이 부회장의) 사면 문제를 경제 영역에서만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대통령께서 가진 사면권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이 최근 국회에 통과를 촉구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의 경우 “야당이 사회적경제기본법 동시 처리에 동의해야 한다”며 “야당과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조미현 기자/사진=김병언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