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땅 투기 사건 '후폭풍'…수도권 신규택지 발표 연기

입력 2021-04-29 11:36   수정 2021-04-29 14:29


상반기 중 공개 예정이었던 수도권 11만가구 등 전국 13만1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신규택지 발표가 늦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불법 투기 등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나서 지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9일 울산 선바위와 대전 상서 등 1만8000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지방 신규택지를 발표했다. 당초 수도권 11만가구 등 총 15만가구 발표가 예정됐었지만 나머지 택지에 대한 발표는 하반기께로 늦어지게 됐다. 실거래 조사 결과 발표를 강행하기엔 무리가 있을 정도로 투기 의혹이 상당수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후보지에 대한 사전조사 결과 특정시점에 거래량, 외지인, 지분거래 비중 등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투기 정황이 확인됐다”며 “경찰 수사 등을 통해 투기행위를 색출하는 것이 선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조사 결과에 따라 공공택지 후보지에서 탈락하는 택지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한다.

앞서 정부는 ‘2·4 대책’을 통해 신규택지 발굴로 수도권 18만가구 등 전국에 2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그달 광명·시흥 7만가구 등 총 10만1000가구에 대한 입지를 공개했지만 직후 한국주택토지공사(LH) 직원들의 광명·시흥 땅 투기 의혹 사건이 터졌다.

국토부는 이날 울산 선바위 1만5000가구와 대전 상서 3000가구 등 2개 신규 공공택지를 공개했다. 울산 선바위(183만㎡)는 울산시 울주군 범서읍 입암리 일대로, 울산과학기술원·울산대학교 등 주변 기관과 연계해 지역산업 종사자를 위한 주거단지로 조성된다.

대전시 대덕구 상서동 일대에 조성되는 대전 상서(26만㎡)는 소규모 택지로 대덕산업단지와 평촌중소기업단지 종사자의 주거지를 제공하기 위해 상서행복주택과 연계한 직주근접형 행복타운으로 건설된다. 세종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개발 밀도를 높이거나 용도변경 등을 통해 1만3000가구를 공급한다. 9200가구는 분양으로, 나머지 3800가구는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2·4 대책에서 제시된 주택 공급 유형 중 하나인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서울 금천구·양천구·종로구·중구·성동구·중랑구·강서구, 경기 성남·수원·동두천, 인천 부평, 대전 동구, 광주 북구 등 총 20곳을 선도사업 후보지로 선정했다.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은 대규모 정비가 어려운 저층 주거지를 소규모로 신속히 정비하기 위해 지정하는 지역(10만㎡ 미만)으로 건축규제 완화·국비지원 등의 혜택이 부여된다. 이를 통해 1만7000가구가 공급될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도시재생 사업에 정비사업을 가미하는 주거재생 혁신지구 사업 후보지로 서울 구로구, 경기 수원·안양, 인천 미추홀·서구 및 대전 대덕구·동구 등 총 7곳을 선정했다.

김수상 주택토지실장은 “2·4 대책의 선도사업이 연내 본격화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며 ”투기정황이 있는 후보지에 대해선 최대한 빨리 조사를 완료하고 투기근절을 위한 법령 개정이 완료된 직후 신규 공공택지를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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