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도 연차·퇴직금 줘라"…맞벌이 부담 늘어난다

입력 2021-04-29 14:44   수정 2021-04-29 15:23


속칭 '파출부' '도우미 이모'로 불리는 가사근로자들도 앞으로 연차휴가, 퇴직금 등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게 된다. 가사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다. 하지만 가사근로자들의 권익이 신장되는 만큼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 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가사근로자의 근로 환경과 고용 개선을 위한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제정안'을 의결했다. 해당 법안은 정부 인증을 받은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이 가사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유급휴일, 연차휴가, 퇴직금, 4대보험 등을 제공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동안 가사근로자들은 '가사 사용인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근로기준법 조항에 따라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 이런 탓에 가사서비스 시장은 직업소개소 등 사설 중개기관을 통해 인력을 소개받고 그때그때 대가를 지불하는 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가사근로자의 임금과 처우는 천차만별이었고, 이용자 입장에서도 서비스 질에 불만이 있거나 문제 발생 시 사후 대처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앞으로는 가사서비스 중개기관과 근로계약을 맺은 가사근로자는 최저임금 보장은 물론 주휴일과 연차휴가,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이 정한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다만 기존 소개소 방식의 가사서비스 시장도 유지된다.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사근로자는 약 15만6000명(2019년 기준), 이 가운데 30~50% 가량이 정부가 인증하는 가사서비스 중개기관에 고용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약 70년간 노동법의 사각지대에 있던 가사근로자를 보호하고 양질의 가사서비스 일자리를 창출하는 의미가 있다"며 "입법 목적이 달성되도록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가사서비스 시장이 공식화됨에 따라 소비자들의 이용료 부담 증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 관계자는 "가사근로자법 제정에 따라 이용자들의 부담은 기존보다 약 10~2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부 인증 중개기관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비용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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