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이날 수창동 대구예술발전소에서 클래식 음악과 관련한 각종 문화예술 자료를 모은 대구문화예술아카이브 ‘열린 수장고’ 개관식을 열었다. 열린 수장고는 162㎡의 아담한 공간이지만 예술가의 방(사진), 영상실, 기획전시대, 오늘의 아카이브 열람실 등 알차게 꾸며졌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임언미 대구시 문화예술아카이브팀장은 “2001년 이기홍 선생의 유족을 처음 만났을 때 와이셔츠 상자에 편지가 가득했지만 지금은 세 통밖에 남지 않았다”며 “작고한 예술가들의 유족을 설득해 자료를 모으고 생존한 예술가들에게서는 증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앙 전시대에는 미국 클래식 음악잡지 ‘에튀드’ 1953년 10월호의 ‘코리아 콘체르토’라는 기사도 전시됐다. 이 기사는 전란 중이던 1952년 겨울, 한국 최초의 클래식 음악감상실 ‘르네상스’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한국전쟁기,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향유했던 당시 대구를 취재해 대구가 ‘전쟁통에도 바흐의 음악이 흐르는 도시’로 알려진 계기가 됐다. 이런 예술가들의 활동과 기록은 2017년 대구가 세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선정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기획전시대’에는 작고 예술인의 유족, 원로예술인, 컬렉터 등으로부터 수집한 자료 1000여 점을 선별해 전시했다. 열린 수장고의 한쪽 벽면 전체에는 1900년부터 최근까지 대구 예술계 주요 연표가 ‘대구 예술 시간 여행’이라는 제목으로 담겼다.
대구=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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