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 누구나 귀족이 된다

입력 2021-05-03 09:00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프랑스어로 ‘고귀한 신분’이라는 노블레스(noblesse)와 ‘책임이 있다’라는 뜻의 오블리주(oblige)를 합성해서 만든 용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중세와 근대 사회에서도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의 표본으로 평가되어 왔다. 사회가 전쟁, 역병, 재난 같은 급격한 혼란에 휩싸이는 일이 발생하면 대중은 본능적으로 생존을 위해 움츠리며 소극적인 자세로 사회생활에 임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 지도층이 나서서 위험을 감수하거나 모범을 보이며 대중을 이끄는 것이 사회 혼란을 극복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전쟁이 일어날 경우 귀족 자제들이 솔선수범해서 출전하고, 홍수 지진 같은 자연재해를 당해 국민이 어려움에 처할 때 귀족들이 재산과 곡식을 내놓으며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왔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국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필요한 시기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표적인 행동으로 인식되는 기부는 그동안 기업이나 재벌의 선한 의지에 의한 사회 환원보다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하는 듯한 모습이 더 많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5조원 이상 기부를 약속한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김봉진 배달의민족 창업자 등 정보기술(IT) 분야 경영자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소득이 올라가고 시민의식이 발전하면서 기부문화가 보편화하는 추세다.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자원봉사 같은 나눔도 기부의 한 형태이기 때문에 부자와 사회 지도층만 참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회용 용기 적게 쓰기, 교통신호 지키기 같은 생활 속 작은 실천부터 국방 의무 다하기, 세금 잘 내기 같은 국민의 기본 의무를 수행하는 것까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할 방법은 많다.

1940년대 초반 하버드대생 268명에게 인생 목표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대부분의 학생이 “부, 권력, 명성을 성취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졸업 이후 응답한 학생들의 평생을 추적하며 무엇이 인생을 행복하게 했는지 조사한 결과 건강과 좋은 인간관계, 평생 일할 수 있는 일터, 봉사하는 삶이 행복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행복을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면 누구나 귀족 같은 삶을 살 수 있다.

박민우 생글기자(동성고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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