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프리미엄 노트북부터 저가 제품까지 출시하며 글로벌 노트북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선 글로벌 1위지만 최근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노트북 시장에선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태다.
30일 독일 IT(정보통신) 매체 ‘윈퓨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 달 내로 64비트 윈도우10 ARM 버전을 운영 체제(OS)로 채택한 보급형 노트북 ‘갤럭시 북 고’를 선보일 계획이다.
갤럭시 북 고는 저렴한 가격이 눈에 띈다. 매체는 갤럭시 북 고의 엔트리(시작) 가격이 LTE(롱텀에볼루션) 모델이 약 60만원(449유로), LTE를 지원하지 않는 기본 제품은 약 38만6000원(349달러)일 것으로 예측했다.
갤럭시 북 고는 퀄컴의 스냅드래곤 7c 칩셋, 4GB 램(RAM) 및 128GB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를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13.97인치 IPS LCD(액정표시장치) 디스플레이를 갖췄으며, 측면 전원 버튼엔 지문 센서가 내장됐다. 무게는 1.39kg로 가벼운 편이며 최대 1.2m 높이 낙하도 견딜 수 있는 등 미국 군사표준 내구성도 갖췄다.
이 외에도 갤럭시 북 고는 와이파이 AC, 블루투스 5.1, LTE 지원, 미라캐스트(Miracast), USB-A, USB-C, 3.5mm 헤드폰 잭 등을 갖춘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용량은 42.3Wh로, 저전력이 특징인 ARM 프로세서와 함께 상대적으로 긴 재생 시간을 보여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가 저가형 노트북을 내놓는 건 최근 원격 근무, 온라인 강의 등으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글로벌 노트북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세계 노트북 시장 1위는 레노버(24.7%)다. 휴렛팩커드(23.3%), 델(15.7%), 애플(8%), 에이서(6.9%) 등이 뒤를 이은 가운데, 삼성전자는 순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온라인 신제품 공개행사를 열고 ‘갤럭시 북 프로’ 시리즈를 공개한 바 있다. 최신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해 역대 갤럭시 북 시리즈 중 최고 성능을 갖춘 이번 신제품들의 가격은 최대 274만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이날 갤럭시 북 고를 정식으로 공개하지 않았는데, 곧 글로벌 시장에 갤럭시 북 고도 내놓을 것이라는 게 매체의 관측이다.
갤럭시 북 고가 예상대로 출시된다면 삼성전자가 2019년 출시한 ‘갤럭시 북S’를 잇는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갤럭시 북S는 ARM 계열 CPU를 활용한 삼성전자 최초의 윈도우10 노트북으로, 유심칩을 꽂으면 와이파이 연결 없이 자체적으로 롱텀에볼루션(LTE) 통신 이용도 가능한 제품이다.
갤럭시 북 고 역시 ARM 기반 칩인 스냅드래곤 칩을 탑재하는 만큼 전작에서 지적받았던 PC 최적화 문제를 개선했을지에 관심이 몰린다. PC용 응용프로그램과 주변기기 대다수는 윈도우 환경에 최적화돼 있는데, 윈도우 환경은 인텔과 AMD의 칩셋을 탑재한 PC와는 자연스럽게 연동된다. 다만 ARM 기반 칩을 탑재한 제품들은 원활하게 연동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다.
한편 삼성전자는 한국에도 갤럭시 북 고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최근 국립전파연구원에 해당 모델로 추정되는 기기에 대해 적합인증을 받았다. 해당 인증은 제조사가 국내 출시를 위해 필수적으로 걸쳐야 하는 절차다.
배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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