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선 이 사장이 자신의 경영능력을 이 부회장을 돕는 데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 부재 상황에서 중대한 의사결정 사항에 이 사장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사장의 별명은 ‘리틀 이건희’다. 외모뿐 아니라 과감한 경영 스타일, 치열한 근성 등도 부친과 닮아서다. 1970년생으로 대원외고, 연세대 아동학과를 거쳐 2001년 호텔신라에 몸담았다. 2004년 호텔신라 상무보에 오른 뒤 2010년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이 사장이 경영에 참여하면서 호텔신라는 혁신을 거듭했다.
이 사장은 2013년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를 선보였다. 이후 적극적으로 사세를 확대하며 현재 신라스테이 지점만 11개다. 신라스테이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특급호텔 못지않은 서비스로 출범 3년 만인 2017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면세 사업은 세계 3위 사업자로 만들었다. 2010년엔 루이비통을 인천국제공항 신라면세점에 입점시키며 화제가 됐다. 당시 루이비통은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공항 면세점엔 입점하지 않겠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 사장이 루이비통 경영진을 적극 설득해 공항 면세점 입점에 성공했다.
재계에선 이 사장을 비롯해 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게까지 삼성생명의 지분이 고루 분배된 것은 삼성가(家) 특유의 문화가 반영된 결과로 본다. 국내 재벌가에선 여전히 아들 특히 장자를 중심으로 한 경영권 승계가 일반적이다. 여성이 회사 경영에 참여한 경우를 찾기 힘들다.
반면 삼성은 과거부터 딸들의 경영 참여가 활발히 이뤄졌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력 계열사를 맡기고, 장남인 고 이맹희 명예회장에게 CJ그룹을, 5녀인 이명희 회장에겐 신세계그룹 등 계열사를 넘겨줬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 또한 차녀인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을 경영에 참여시키고 있다.
한 삼성 관계자는 “보수적인 재계에서도 삼성만큼은 딸들에게 지분을 비교적 공평하게 나눠주고 경영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문화를 이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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