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FE는 기업 가치 산정이 어려운 초기 기업에 투자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발된 투자법이다. 벤처캐피털(VC) 등 금융회사가 스타트업에 일단 돈을 넣은 뒤 지분율을 얼마로 할지는 나중에 정하는 게 핵심이다. 기업이 후속 투자를 받을 때 산정되는 기업 가치에 따라 과거 SAFE 투자자의 지분율이 결정된다. 지난해 8월 벤처투자촉진법이 개정되면서 국내에도 도입됐다.
씨에이랩은 올 상반기 기업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IBK창공’ 대상 기업(부산 3기)으로 선발돼 지원을 받고 있다. 기업은행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스타트업에 투자와 대출 등 금융 지원과 멘토링, 컨설팅, 기업설명회(IR) 기회 등을 제공한다. 201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지원받은 스타트업만 243곳에 달한다.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많이 사용되는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기법은 주식으로 전환될 때까지 해당 기업이 이자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SAFE 방식은 기본적으로 지분 투자이므로 이 같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창업자로서도 사업 초기 투자 유치로 지분이 과도하게 희석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투자자 역시 투자 검토 및 집행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에 투자자와 창업자에게 모두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투자자로서도 초기 기업 가치를 정확하게 산정해야 한다는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SAFE 방식의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관련법 개정 이후 은행권에서 SAFE 방식의 벤처 투자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해 말 반려동물 관련 스타트업인 아크에 이 방식으로 국내 첫 투자를 단행했다.
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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