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발표하고 “우리에게 있어서 인권은 곧 국권”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미국이 이번에 우리의 최고존엄을 모독한 것은 우리와의 전면대결을 준비하고 있다는 뚜렷한 신호로 되며 앞으로 우리가 미국의 새 정권을 어떻게 상대해주어야 하겠는가에 대한 명백한 답변을 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성명은 또 “목숨보다 더 귀중하고 가장 신성한 우리의 최고존엄”이라며 인권 문제 지적을 소위 ‘최고 존엄’을 모독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앞서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비판한 미국 국무부 성명에 대해 반발한 것이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북한인권 단체들이 주도한 ‘북한자유주간’을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며 “코로나19를 대응한다는 구실로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북·중 국경 지역에서 내린 사살 명령 등 북한 정권이 취하는 점점 더 가혹한 조치들에 대해 우리는 경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의 거듭된 인권 문제 지적을 자신들의 사상과 제도를 말살하기 위한 ‘정치 모략’으로 규정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우리의 사상과 제도를 부인하고 인권을 내정간섭의 도구로, 제도전복을 위한 정치적 무기로 악용하면서 '단호한 억제'로 우리를 압살하려는 기도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이상 우리는 부득불 그에 상응한 조치들을 강구해나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미국에 우리를 건드리면 다친다는 데 대하여 알아들을 만큼 경고했다”며 “미국은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경거망동한 데 대하여 반드시, 반드시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자신들보다 더 인권을 유린하는 국가라고도 주장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은 인권에 대해 거론할 자격조차 없다”며 “사회적 불평등과 인종 차별로 무고한 사람들이 매일과 같이 목숨을 잃고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부터 무려 58만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사망한 미국이야말로 인권의 불모지, 세계 최악의 방역 실패국”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총기류 사건에 의한 사망자가 한 해에 4만명을 훨씬 넘어서고 각종 범죄가 판을 치는 곳이 바로 미국이 그토록 자찬하는 ‘문명의 세계’”라며 “미국은 마땅히 저들의 지독한 인권유린과 침해 행위에 대해 국제 조사를 받아야 하며 그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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