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국 연구원은 “MSD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121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7.3% 줄어든 1.4달러로 시장 예상치(컨센서스)를 밑돌았다”고 말했다.
키트루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지만, 전분기에 비하면 2%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환자수 감소 영향이 지속됐다. 또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과 폐렴구균 백신 '뉴모백스23' 등 주요 백신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와 33% 감소해, 제약 부문 매출은 작년 1분기와 비슷한 107억 달러를 기록했다는 설명이다.
진 연구원은 “꾸준히 상승하던 키트루다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하면서 포스트 키트루다에 대한 MSD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며 “MSD는 특허 만료 전까지 키트루다의 매출을 극대화하고, 동시에 다른 약물의 매출을 늘려 특허 만료 이후의 매출 감소에 대비하려 한다”고 했다.
키트루다는 지난달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키트루다의 피하주사(SC) 제형 임상 1상 결과를 공개했다. 임상 결과 기존 정맥주사(IV) 제형보다 생체이용률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 3월에는 적응증을 식도암 위식도접합부 암종으로 확대했다.
MSD는 다른 약물의 매출을 늘리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회사는 올 1분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판디온을 인수했다. 또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제 시장 1위 길리어드와 장기지속형 HIV 치료제를 공동개발하는 협력을 체결하는 등 인수와 공동개발을 통한 '포스트 키트루다'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회사는 내달 여성·바이오시밀러·특허만료 의약품 등을 담당하는 오가논을 분사한다고 발표했다. 진 연구원은 “오가논 제품의 수익성이 더 높아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키트루다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작년까지 키트루다의 매출 비중이 30%인데, 분사 후 올해 키트루다 매출 비중은 38%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이를 대체할 차기작에 대한 명확한 그림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진 연구원은 “MSD는 자체 파이프라인뿐 아니라 공동연구·개발, 기업 인수까지 나서고 있지만 2028년 이후의 성장을 논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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