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밀키트가 대세…농식품 스타트업에 '뭉칫돈'

지난해 세계 농식품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 등으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유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CNBC 등은 “지난해 식품·농업 분야 스타트업들이 전년의 두 배에 달하는 총 223억달러(약 24조9500억원)를 조달했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지난해는 1994년 이후 가정 내 음식 소비 비중이 외식을 통한 음식 소비를 앞지른 첫 해였다.

이 같은 변화 추세에 맞춰 푸드테크 분야는 작년 총 631건의 투자를 활용해 173억달러를 끌어들였다. 이 중 68%가 전자상거래와 배달서비스에 투자됐다. 지난해 가장 큰 규모 거래는 중국 신선식품 배달 플랫폼인 싱성유쉬안의 투자 유치(8억달러)였다.

아라마 쿠쿠타이 피니스테르벤처스 파트너는 “코로나19가 먹는 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시켰다”고 했다. 피니스테르벤처스는 2005년 설립된 이후 식품·농업 분야에만 투자하고 있는 VC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감염 우려와 여행 제한 조치 등을 이유로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음식배달 같은 식품 전자상거래 수요가 폭증했다는 분석이다.

CNBC는 “지난해 대재앙 이후 신선식품들이 버려지고 쇼핑객들은 사재기를 일삼았다”며 “세계는 위기가 어떻게 식품의 정상적인 생산, 가공, 유통 과정을 붕괴시킬 수 있는지 목격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수직농장(도심 고층 건물을 농경지로 활용하는 개념)이나 실내농장 등 도심에 근접하고 수확량을 예측할 수 있는 환경에 대한 관심을 촉진시켰다고 했다.

농식품 분야는 오랜 기간 VC업계에서 외면받았다. 자본집약적인 데 비해 투자 대박을 터뜨리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2011년 농업과 푸드테크 분야에 유입된 자금은 400만달러에 그쳤다.

쿠쿠타이는 농식품 분야 중에서도 대체 단백질이나 식물성 대체 우유 등이 더 각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소로 인한 탄소배출과 수질 오염 등 전통 낙농업의 환경 문제를 배경으로 꼽았다. 대체 단백질 분야는 2019년 투자 유치액이 8억587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1억달러를 조달하는 데 성공하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김리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