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닮은꼴' 한정은 "제2의 인생은 다를 것…지도자 톱5가 목표"

입력 2021-05-04 08:26   수정 2021-05-06 12:19


지난 2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메이저대회 KLPGA 챔피언십. 우승자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는 동안 한정은(28)은 무대 뒤에서 조용히 약 10년간 이어온 자신의 프로선수 생활을 정리했다. 한정은은 "2018년에 정규 투어에 복귀했지만 18번이나 컷 탈락을 경험했고 그 때부터 은퇴를 서서히 준비한 것 같다"며 "주변에선 내가 계속 도전하길 원하지만 내 몸 상태는 내가 제일 잘 안다. 그래서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1993년생으로 '남달라' 박성현과 동갑내기인 한정은은 박성현보다 프로 데뷔가 2년 빠르다. 데뷔부터 270야드에 달하는 장타를 앞세워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도 한정은이 먼저다. 그러나 일이 풀리지 않으면서 '박성현 닮은 꼴'로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10살 때 골프를 시작해 2008년엔 국가대표로도 발탁된 한정은은 '엘리트 코스'를 밟아 한 때 한국 골프를 이끌 미래로 평가 받았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여자골프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고 2011년 KLPGA 정규투어에 데뷔했다.

뒤늦게 꽃 핀 박성현과 달리 한정은은 너무 일찍 져버렸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온 부상 때문이다. 데뷔 후 이듬해 갑작스레 찾아온 천식이 심해지더니 선수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을 괴롭혔다. 한정은은 "천식에다 목 디스크까지 도져 연습량이 부족했다"며 "왼 어깨 회전근계 파열까지 찾아와 클럽을 잡을 수조차 없었다"고 털어놨다.

한정은은 2016년 드림(2부)투어에서 우승했고 이듬해 정규 투어에 복귀했지만 또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그는 "연습 도중에 아킬레스건을 다쳤고 어쩔 수 없이 병가를 내고 투어를 쉬어야 했다. 왜 이리 운이 없었는지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한정은은 골프 지도자로서 제2의 인생을 설계했다. 지난해 경기 용인시 수원CC 인근에 다이아 골프스튜디오를 오픈해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한정은은 "거창하게 이뤄놓은 게 없기에 은퇴라는 표현을 쓰고 싶지 않다. 은퇴가 아닌 선수 생활 마감이다"라며 "선수 생활과 달리 지도자로선 꼭 성공하겠다. 여성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베스트 지도자 '톱5'에 드는 것이 목표"라고 힘줘 말했다.

조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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