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의 자회사 자회사 CJ셀렉타는 지난달 "산림파괴 중단을 위해 2025년부터 아마존 대두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농축대두단백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CJ셀렉타는 대두를 생산하느라 벌어지는 무분별한 벌채, 생태계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구매처를 다변화하기로 했다. 환경단체 등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채식을 강조하지만 농업도 환경파괴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팜(첨단온실) 기술이 주목 받는 이유다.
그린플러스는 1997년 설립된 국내 1위 스마트팜 전문 기업이다. 스마트팜 설계, 자재, 시공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상장 기업은 그린플러스가 유일하다. 그린플러스가 현재까지 국내에 시공한 스마트팜 면적은 총 20만평(약 66만1157㎡)에 달한다.
지난 3일 이 회사의 공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그린플러스 매출은 188억2700만원, 영업이익은 18억4900만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5%, 56% 증가했다. 1997년 설립 이래 전 분기 통틀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그린플러스 매출이 고공행진 중인 건 스마트팜 사업이 주목을 받고 있어서다. 이 회사의 지난해 기준 매출의 48%는 스마트팜 사업이 차지하고 있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현재 78억명 수준에서 2050년 98억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이 먹고 살기 위한 식량 공급을 위해서는 농업생산력을 최소 70% 이상 증대시켜야 한다. 문제는 기존 농업 방식으로 식량 생산량을 늘리면 자원소비가 급증한다는 점이다. 식량문제 해결과 기후변화 대응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떠안은 인류는 스마트팜을 비롯한 자원효율적 농업 기술을 발전시킬 필요성이 커졌다.
시장조사기업 베리파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농업 시장 규모는 2019년 70억9000만 달러에서 2027년 175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연 평균 성장률은 11.89%에 달한다.
KTB투자증권은 국내 스마트팜 시장은 약 10조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김재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 스마트팜 시장은 정부 주도의 스마트팜 확산정책을 바탕으로 성장 중"이라며 "1분기부터 정부 스마트팜 혁신밸리 사업이 그린플러스 실적에 반영되며 상반기 매출액은 약 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5% 성장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지난 세기 인류를 식량난에서 구한 것이 질소비료라면 스마트팜은 이번 세기 인류를 구할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스마트 농업에 주목하는 건 농업 전문기업뿐만이 아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도 한몫 했다. 현대건설은 최근 미래 성장 비전으로 발표한 ‘현대건설 2025 전략’에 스마트팜을 포함시켰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가격이 높지만 어쩔 수 없이 수요가 계속되는 산업에는 기회가 있다”며 농업 관련 주를 중장기 투자 테마로 꼽았다.
대체육 등 푸드테크 시장도 부상하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대체육·배양육은 축산농가로부터의 육류 수요를 대체하는 효과가 있어 축산농가로부터의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물 관련 투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업뿐 아니라 반도체 공장에서도 수자원은 필수불가결한 존재라서다. 반도체 공장들은 공업용수에서 불순물을 제거한 ‘초순수(ultrapure water)’ 수십만t을 반도체 세정이나 웨이퍼 식각 공정에 투입한다. 나스닥에 상장된 인베스코 워터 리소시스 ETF(PHO)는 올해 들어 14.5% 올랐다. 아메리칸 워터웍스(American Water Works Co Inc) 등 물 관련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 수자원 대표 ETF다.
구은서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