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수십조 쏟아붓고도…20년 간 어린이 350만명 사라졌다 [신현보의 딥데이터]

입력 2021-05-05 10:51   수정 2021-05-05 10:57


지난 20년간 어린이(0~14세) 수가 350만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2명꼴이던 어린이 비중은 이제 10명 중 1명꼴로 반토막 났다. 이 기간 중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어린이 수가 감소했다.

지난해 한국은 처음으로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만큼 '아이'가 귀한 사회가 돼가고 있다는 말이다. 연간 수십조원에 달하는 저출산 정책을 투입하고 있지만, 효과는 전무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출산하지 않는 이유'로는 '경제적 불안정'이 1위로 조사됐다. 고용 상황 악화, 부동산값 급등 등으로 청년들의 경제적 불안정이 더욱 확대되고 있어 저출산 가속화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00만명 육박했던 어린이 수, 20년간 36%↓

5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 992만명이었던 어린이 수는 2020년 638만명으로 쪼그라들었다. 20년 간 어린이 수가 354만명(35.7%) 급감한 것이다.

시도별로 보면 감소 폭이 가장 컸던 곳은 부산시였다. 부산시의 어린이 수는 20년간 47.1% 줄었다. 전남·서울·전북은 46%대로 뒤를 이었다.

이어 대구(44.6%), 경북(43.5%), 강원(43.1%), 대전(39.6%), 울산(39.0%), 광주(37.9%), 인천(36.7%), 충북(35.9%), 경남(33.7%), 충남(26.9%), 제주(19.9%), 경기(18.7%) 순으로 줄었다.

유일하게 어린이 수가 늘어난 곳은 세종시다. 세종시의 어린이 수는 인구 집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9년간 337.3% 늘었다.
10명 중 2명 어린이었는데…이제는 1명꼴
2001년도만 해도 전체 인구 대비 어린이 비율은 20.7%에 달했다. 10명 중 2명은 어린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 이 수치는 12.4%로 반토막 났다. 20년 새 8.3%P 떨어진 것이다.

어린이 비율이 가장 많이 하락한 곳은 울산(10.7%P)이었다. 뒤이어 인천(10.2%P), 경기(10.1%P)였다. 이어 대전(9.5%P), 광주(9.4%P), 대구(8.7%P), 강원.충북(8.2%P), 경남(8.1%P), 전북(8.0%P), 서울(7.8%P), 제주(7.6%P), 전남(7.5%P), 부산(7.4%P), 충남(6.6%P) 순이었다.
출산하지 않는 이유 1위 '경제적 불안정'
지난해 한국은 처음으로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1년 간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30만8000명이었던 데 반해 출생아 수는 27만6000명에 그쳤다.

올해 저출산 예산만 46조에 달한다. 역대 최대 규모다. 하지만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9년 11월 만19~49세 성인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기혼 37.4%, 미혼 44.7%가 출산하지 않는 이유 1위로 '경제적 불안정'을 꼽았다.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청년층의 고용 불안, 부동산 값 급등으로 인한 주거 불안정성 확대 등은 출산률을 저해하는 경제적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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