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부상한 대만 경제…1분기 성장률 韓의 2배

입력 2021-05-04 17:16   수정 2021-05-05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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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올해 1분기 3%를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올 1분기 기준으로 한국(1.6%)은 물론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깜짝 성장’이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우위를 보인 TSMC 등 대만 기업들이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둔 덕분이다. 반도체 전쟁에서 승기를 잡은 대만이 향후 1인당 국민소득(GNI) 기준으로 한국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4일 대만 통계청에 따르면 대만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09%(전 분기 대비, 전년 대비로는 8.16%)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작년 2분기 마이너스 성장(-0.73%)을 기록한 대만 경제는 3분기 4.34%, 4분기 1.43% 성장하며 급반등했다. 지난해 2분기 -3.2%, 3분기 2.1%, 4분기 1.2%를 기록한 한국과 비교해 회복 속도가 빠르다.


연간 성장률로도 대만은 2019년 2.96%, 2020년 3.11%를 기록해 같은 기간 각각 2.0%, -1.0%로 집계된 한국을 넘어섰다. 올해도 한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일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이달 내놓는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5~3.6%로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성장률을 종전 4.64%로 제시한 대만은 1분기 성적표를 반영해 전망치를 5~8%로 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대만의 1인당 국민소득 상승 곡선도 가팔라지고 있다. 2018년 2만6421달러에서 2019년 2만6594달러, 지난해 2만9230달러로 뛰었다. 그만큼 한국과의 격차는 줄었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003년 사상 처음 대만을 추월한 이후 줄곧 앞섰다. 하지만 2018년 3만3563달러, 2019년 3만2115달러, 지난해 3만1755달러로 2년 연속 감소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023년 또는 2024년께 대만이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세계 최대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TSMC가 대만의 비약적 경제 성장을 뒷받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 세계 시장점유율 56%(1분기 추정치)를 기록한 TSMC는 2위인 한국의 삼성전자(18%)와 현격한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과 맞물려 TSMC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어난 3624억1000만대만달러(약 14조5400억원)에 달했다. TSMC는 물론 다른 대만 반도체 업체도 선전했다. 미디어텍 노바텍 리얼텍 등 반도체칩설계(팹리스) 업체의 1분기 매출은 1584억9100만대만달러(약 6조3700억원)로 67.9% 증가했다.

대만 반도체 업체들은 미·중 분쟁의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미국은 중국이 전략자원으로 무기화할 수 있는 대표적 소재·부품인 반도체의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망 구축 과정에서 TSMC에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 있다. 군사용 반도체 등 생산 일감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미국 공장 건설 과정에서 보조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TSMC도 이에 부응해 미 애리조나주 공장 투자액을 당초의 세 배인 360억달러(약 40조원)로 늘렸다.

김익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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