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빗물 펌프장 참사' 책임자 9명…2년여 만에 재판받는다

입력 2021-05-04 23:10   수정 2021-05-04 23:12


2019년 여름 목동 빗물 펌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 3명이 안전관리 부실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 당시 책임자들이 사건 발생 1년9개월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은 업무상 과실치사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 양천구청 공무원과 시공사·협력업체·감리업체 관계자 등 총 9명을 지난달 8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

2019년 7월31일 서울 양천구 목동 빗물 펌프장에서는 지하 배수 터널에서 작업 중이던 노동자 2명과 시공사 직원 1명이 폭우로 방류된 물에 휩쓸려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공사를 발주한 곳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였고, 시공은 현대건설이, 시설 운영은 양천구청이 맡았다.

현대건설 협력업체 직원이었던 A씨와 같은 회사 미얀마 국적의 직원 B씨는 사고 당일 오전 7시10분께 일상적인 시설 점검을 위해 펌프장 저류시설로 내려갔다.

지상과 무전 교신이 불가능항 상황에서 이들이 지하 40m 배수터널로 내려간 사이 폭우가 내리면서 수문이 자동으로 열렸고, 현대건설 직원인 C씨가 이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작업장소로 내려갔다가 함께 변을 당했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이들에게 쏟아진 물의 양은 6만1000톤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참사 이후 공사장 안전관리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문을 통제할 수 있는 시설 제어실에 양천구청 공무원들이 상주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사고 당시 제어실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경찰은 공무원, 공사업체 관계자 등 총 38명에 대해 조사를 진행했고, 이들 중 관련자들을 2019년 11월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당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시공사 현대건설과 협력업체 등 공사 관계자들이 사건 당일 폭우 예보가 있었는데도 노동자들을 작업 현장에 투입한 것을 사고 원인으로 판단했다.

또 비상시 통신을 위해 배수 터널에 설치해야 하는 '간이 중계기'도 설치하지 않는 등 안전대책을 제대로 수립하지 않았다며 이들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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