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변인, 백신 부작용에 "소화제 먹어도 사망할 수 있어"

입력 2021-05-04 23:48   수정 2021-05-04 23:50


이용빈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부작용 호소 사례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소화제를 먹어도 약 부작용 때문에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이 대변인은 4일 국회에서 백신 점검회의 브리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체로 의약품의 경우 심각한 부작용은 늘 있었다"는 취지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런 걸 백신 불안으로 끌고 가는 것은 집단면역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험한 언론의 태도"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접종 부작용에 대해 "자동차 사고보다 훨씬 낮은 확률로 일어나는 일"이라면서 "우리가 자동차 사고가 날 것을 대비해 차를 안 사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도 했다.

백신이 주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전 국민이 백신을 접종하도록 격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경계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지만 야당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사과를 촉구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소화제와 백신이 어떻게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나. 집권 여당의 안이함이 이정도"라면서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를 이렇게 가볍게 취급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윤 대변인은 '백신 불안으로 끌고 가는 것은 집단면역을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위험한 언론의 태도'라는 이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백신에 대한 국민 불안을 언론 탓으로 돌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임명된 지 딱 하루 지났는데 벌써부터 국민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이용빈 대변인은 당장 국민께 사과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의사 출신 초선 의원인 이 대변인은 전날 민주당 대변인직에 임명됐다.

이동영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백신 부작용에 대한 과도한 불안감을 경계하자는 취지였겠지만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백신 수급 문제와 접종 시기 등으로 시민들이 불안해 하는데 공감을 얻지 못하는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을 만드는 것은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이 수석대변인은 "지금 정부여당은 시민들이 정부를 믿고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백신피해보상체계를 안정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백신 수급과 접종일정 등 백신 시간표를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백신 접종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논란이 커지자 이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을 돌며 취재진들에게 "상처드리고 불편하게 해서 죄송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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