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20개국에서 방송 서비스를 하고 있는 글로벌 미디어그룹 디스커버리가 올해 초 미국에서 출시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스커버리플러스'를 한국 시장에도 내놓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내에서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을 감안해 늦어도 내년 안으로는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디스커버리는 또 지난해 9월 개국한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를 통해 앞으로 3년간 한국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는 데 500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사이먼 로빈슨 디스커버리 아시아태평양 총괄 사장은 지난 7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OTT는 디스커버리에 매우 중요한 사업"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최대한 많은 시청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기존 방송 채널뿐만 아니라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로빈슨 사장은 "국가별로 출시 전략은 조금씩 다르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머지않아 OTT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서비스의 정확한 시기를 아직 말하긴 어렵지만 3년은 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는 내년 안으로는 한국에서 OTT 서비스가 시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빈슨 사장은 한국 콘텐츠 투자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한국 미디어 파트너인 KT와 함께 콘텐츠 제작사 ‘스튜디오디스커버리’를 설립했다"며 "JTBC와는 골프 콘텐츠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커버리는 그동안 한국 시장에서 재전송 채널을 통해 다큐멘터리 등을 내보내며 명맥만 유지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9월 디스커버리채널코리아를 개국하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다수 선보이며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JTBC와 공동 제작한 ‘싱어게인’, KBS와 함께 만든 ‘땅만빌리지’ 등 눈에 띄는 프로그램들을 잇따라 내놨다.
로빈슨 사장은 "한국의 콘텐츠 제작 역량은 다른 어느 지역과 비교해도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한국에서 만든 콘텐츠를 앞으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글로벌 시장에 선보인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동남아 온라인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플랫폼 소비량의 34%가 'K-콘텐츠'이고, 30% 정도는 미국 콘텐츠"라며 "전체 소비의 3분의 2가량이 한국과 미국에서 오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디스커버리는 앞으로 한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콘텐츠 전진 기지로 삼아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 목표로 내걸었던 5개 콘텐츠를 한국에서 제작했고, 올해는 추가로 10개 콘텐츠를 선보이기로 했다.
로빈슨 사장은 넷플릭스, 디즈니 등과의 경쟁에서도 차별화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스크립트(대본) 위주의 드라마, 영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우리는 사람들의 '리얼 라이프'에 집중하고 있다"며 "지역을 떠나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상생활을 다룬 프로그램들이 많다"고 말했다.
디스커버리는 다큐멘터리 채널뿐만 아니라 TLC, 애니멀플래닛 , 푸드네트워크, 유로스포츠, 모터트렌드 등 20여 개 대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폴란드 등에서는 지상파 채널도 운영 중이다.
로빈슨 사장은 디스커버리의 최고변혁책임자(Chief Transformation Officer)라는 직함도 갖고 있다. 그룹 전체의 온·오프라인 혁신을 주도하는 자리다. 그는 "디스커버리 콘텐츠는 전 세계 38억 명에 달하는 시청자에게 도달하고 있다"며 "기존 방송과 뉴미디어를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회사"라고 강조했다.
안정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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