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국정운영 잘못" 72%…"남은 1년 국민통합·부동산 전념을"

입력 2021-05-06 17:25   수정 2021-05-07 01:08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 동안의 국정 운영에 대해 전문가들로부터 낙제점을 받았다. 대학교수, 평론가, 전직 관료 등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안정, 경제 살리기 등 분야에서 중대한 정책 실패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핵심 국정 가치로 내세운 공정성은 임기 동안 오히려 퇴보했고,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탈원전 정책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남은 1년 임기 동안에는 국민 통합과 부동산 시장 안정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소득주도성장도 실패”

한국경제신문이 문재인 정부 출범 4년을 맞아 지난 4~6일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44%가 ‘아주 잘못했다’고 답했다. ‘잘못했다’(28%)는 응답과 합치면 부정 평가가 72%에 달한다. ‘잘했다’는 8%였고, ‘아주 잘했다’는 응답은 없었다. 국정 운영에 학점을 매긴 결과도 참담했다. ‘F’가 38%로 가장 많았고, ‘D’가 28%로 뒤를 이었다. ‘B’는 20%, ‘C’는 10%였고 ‘A’는 6%에 그쳤다.

‘문재인 정부가 가장 잘한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코로나 방역’이 48%로 1위였다. ‘없다’는 응답이 24%로 뒤를 이었다. ‘부정·부패 척결’은 14%, ‘외교·안보·대북정책’은 8%, ‘국민 통합’은 2%였다. 가장 잘못한 분야로는 ‘부동산정책’이 50%를 차지했다. ‘경제 살리기’(22%), ‘국민 통합’(14%), ‘외교·안보·대북정책’(8%) 등이 뒤를 이었다.

경제정책에 대한 평가도 부정 평가(아주 잘못했다 48%, 잘못했다 32%)가 80%로 압도적이었다. ‘부동산정책’(52.5%), ‘최저임금 등 소득주도성장’(40%), ‘주 52시간제 등 노동정책’(2.5%) 등을 실패한 경제정책으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현 정부의 공정성 개선 성과도 박하게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한국 사회의 공정성에 어떤 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64%가 ‘더 불공정해졌다’고 답했다.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28%였고, ‘더 공정해졌다’는 응답은 8%에 불과했다.
“경제 회복 위해 규제부터 완화해야”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남은 1년 임기 동안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 ‘국민 통합’(24%)을 1순위로 꼽았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인성교양학부 특임교수는 “한국 사회가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를 거치면서 양분화가 심각해졌다”며 “문 대통령이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한 약속을 임기 말에라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살리기’와 ‘부동산 시장 안정’을 중점 추진 과제로 꼽은 응답도 각각 22%를 차지했다. 이어 ‘코로나 방역 및 백신 확보’(18%), ‘외교·안보·대북정책’(8%), ‘부정·부패 척결’(2%) 등 순이었다.

국민 통합과 관련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는 응답은 62%로 과반을 차지했다. ‘사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관련해서도 62%가 찬성했고, 28%는 반대했다.

경제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로는 ‘규제 완화’를 꼽은 응답이 36%로 가장 많았다. ‘일자리 창출’(28%), ‘노동 개혁’(18%), ‘기업 투자 유도’(8%), ‘기술 혁신’(6%) 등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가장 시급한 대책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44%가 ‘공급 확대’라고 답했다. ‘보유세·거래세 등 세제 완화’(36%), ‘임대사업자 규제 완화’(4%), ‘무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2%) 등도 대책으로 꼽았다. ‘현행 규제 유지’(4%)라는 대답도 있었다.

문재인 정부가 핵심 에너지 정책으로 추진한 탈원전 정책과 관련해서는 ‘철회해야 한다’는 응답이 62%로 과반이었다. ‘추진하되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응답은 28%였고,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4%에 그쳤다.
개헌론에는 부정적 반응 우세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하고 있는 개헌론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대선을 전후로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58%가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다.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은 30%에 그쳤다. 개헌을 추진할 경우 권력구조 개편 방향에 대해서는 ‘대통령 중임제 또는 연임제 도입’을 꼽은 응답이 40%로 가장 많았다. ‘대통령제하에서의 대통령 권력 분산’과 ‘내각제 도입’이 각각 26.7%로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방역 수준과 관련해서는 ‘현재 수준이 적정하다’는 의견이 48%를 차지했다.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34%,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18%였다.

■ 설문에 응답해주신 분들 (가나다 순)

△강성진 고려대 교수 △김도형 전 한림대 겸임교수 △김동훈 연세대 교수 △김민전 경희대 교수 △김상봉 한성대 교수 △김소영 서울대 교수 △김원식 건국대 교수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 △김주형 서울대 교수 △김진일 고려대 교수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 △김태윤 한양대 교수 △노대래 법무법인 세종 고문 △박상병 정치평론가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박영범 한성대 교수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 △박원호 서울대 교수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 △박휘락 국민대 교수 △신세돈 숙명여대 교수 △신율 명지대 교수 △안동현 서울대 교수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 △양준모 연세대 교수 △옥동석 인천대 교수 △이만우 고려대 명예교수 △이용환 한반도선진화재단 사무총장 △이인실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교수 △이종훈 정치평론가 △이준기 연세대 교수 △이준한 인천대 교수 △임영균 광운대 명예교수 △장범식 숭실대 총장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전삼현 숭실대 교수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 △조무형 이화여대 교수 △조영기 국민대 교수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 △채승진 연세대 교수 △최병호 부산대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하연섭 연세대 교수 △하준경 한양대 교수 △황태순 정치평론가 △익명 요구 2명

임도원/강영연/전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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